[재계 이슈] 이재용, 총파업 리스크 걷어냈다… 남은 건 '원 삼성' 봉합 | 삼성전자 임협 가결… 계열사·TSMC까지 번진 성과급 후폭풍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 협약(이하 임협)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됐다. 총파업 직전까지 치달았던 노사 갈등이 일단락되며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는 해소됐지만, 파격적인 성과급 체계 개편이 그룹 계열사는 물론 국내 산업계와 대만 TSMC에까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 교섭단은 5월 27일 “2026년 임금 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체 재적 조합원 6만5593명 가운데 6만2616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95.5%, 찬성 4만6142명·반대 1만6474명으로 찬성률은 73.7%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80% 찬성, 완제품은 79% 반대… 갈린 표심
노사 합의안은 가결됐지만 노조 내 표심은 극명하게 갈렸다. 반도체(DS) 부문이 주축인 초기업노조는 투표율 96.5%에 찬성률 80.6%를 기록한 반면, 완제품(DX) 부문 조합원 비중이 높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투표율 89.0%에도 찬성은 1536명에 그쳐 찬성률이 21.1%에 머물렀다. 부문 간 극심한 성과급 격차가 낳은 사내 불만이 투표 결과에 그대로 투영됐다는 분석이나온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둔 5월 20일 추가 교섭 끝에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기존 성과 인센티브(OPI)는 유지하되 DS 부문에 별도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도입해 지급 한도를 두지 않기로 했다. 재원은 사업 성과 10.5% 수준, 배분 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정하는 등 성과급 체계를 대거 개편했다. 노조 내 갈등이 잦아들지 않자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은 앞으로 반도체 부문과 비(非)반도체 부문을 따로 분리해 교섭하기로 했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5월 28일 “초기업노조를 DS 부문과 DX 부문으로 분리한 교섭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수억원 성과급에 계열사 '박탈감' 확산
이번 합의로 파업 리스크가 해소된 점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한때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최대 100조원대 손실과 반도체 생태계 훼손 등 여파가 국가적 규모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임협 가결에도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반도체 부문에 신설된 특별경영성과급 제도가 공개되자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 내부에선 “우리도 성과급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번졌다.
타 산업까지 '성과급 논쟁' 전이 조짐… 경쟁사 TSMC도 시끌
이번 합의는 국내 산업계 전반의 성과급논쟁에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배분 논쟁은 이미 다른 산업군까지 확산하고 있다. 바이오·자동차·정보기술(IT) 등 일부 대기업 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경쟁사인 대만 TSMC의 반응이다. 대만 언론은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배분 합의안 찬반 투표 소식과 함께, TSMC 직원 사이에서 “성과급 삭감설이 나오다니 우리도 파업할 때가 됐다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파업 리스크를 덜어내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쏟아지는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게 됐지만, 합의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 봉합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DS 부문이 아닌 타 부문의 노조원 반대표가 적지 않게 나온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의 ‘원 삼성’ 통합 행보가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SK하이닉스, HBM 성능 고도화
AI 환경서 HBM 발열 낮추는 'iHBM'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발열을 줄이는 ‘iHBM(Integrated HBM)’ 기술을 공개하며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 효율성 높이기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HBM 패키지 내부에 일체형 냉각 요소(ICE·Integrated Cooling Ele-ments)를 넣어 발열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월 26일 밝혔다. ICE는 전기가 통하지 않으면서 열전도율이 높은 실리콘 소재 기반 냉각 요소로, 패키지 내부 열 배출 경로를 추가하는 역할을 한다.
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HBM의 적층 확대와 고속화가 진행되고, 이에 따라 발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데 따른 대응이다. 고객사의 기존 시스템통합패키지(SiP) 환경과 설계 호환성이 높아 큰 설계 변경 없이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도입 부담도 낮췄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기존 대비 열저항을 30% 이상 낮추고, 고온·고부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향후 iHBM 기술을 통해 HBM5 등 차세대 제품부터 데이터센터 등 환경에서 열관리 수준을 관리하고 이에 따른 시스템 안정 및 효율성 향상에 집중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 한화에어로, 무인기 엔진 개발에 승부수
"독점 기업 없는 무인기 시장 선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래 항공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무인기용 항공 엔진 국산화에 본격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항공청과 함께 무인기용 항공 엔진 개발에 착수한다고 5월 26일 밝혔다. 국내에서 민·군 겸용 항공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항공 엔진은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무인기에 최대 100㎾(킬로와트)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2029년까지 민수용으로 확장 가능한 4500lbf(파운드)급 무인기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독자 군용 및 민수용 무인기는 해외 의존도가 높았는데, 무인기에 들어가는 가스터빈엔진 기술을 내재화하겠다는 목표다. 엔진은 민·군 겸용임을 고려해 ‘고(高)바이패스(bypass)’ 터보팬 엔진으로 개발된다. 엔진 내 공기 흐름을 연료 효율이 높은 방향으로 맞춘 엔진으로, 항공기 및 소형 제트기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박희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글로벌 무인기 시장에서 아직 독점 기업이 없는 만큼, 초기 기술력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 군의 무인기 전력 강화에 기여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삼성전자, 외부 AI 수용해 'AX' 속도
휴머노이드 도입, AI 자율 공장 가속화
삼성전자가 외부 ‘생성 AI(Generative AI)’ 서비스를 사내에 공식 도입하며 전사적 AI 전환(AX)에 속도를 낸다. 자체 모델 ‘가우스’와 글로벌 빅테크의 생성 AI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업무 생산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5월 26일 외부 생성 AI 서비스를 6월 중 공식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안정적인 운영 체계 구축을 위해 4월부터 5월까지 임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제미나이· 챗GPT·클로드 등 세 개 서비스에 대한 현장 검증(PoC)을 진행했고, 보안 교육과 사용 권한 부여 등의 절차를 거쳤다. 내부 코드 유출 사고 이후 외부 생성 AI 사용을 제한해 온 삼성전자가 보안 검증을 거쳐 단행하는 정책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AI 자율 공장 추진도 가속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 공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영수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장(부사장)은 “제조 혁신의 미래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가 현장을 이해하고 스스로 최적의 결정을 실행하는 자율 제조 현장 구축이 핵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자율화 전환을 위해 제조 공정에 휴머노이드 도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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