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들이 들려주는 거대한 우주 이야기

광주일보 2026. 6. 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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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뱍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곤충의 시간
에마뉘엘 케시르-르프티 지음, 레아 모프티 그림, 권지현 옮김
칠성무당벌레 = 2개의 흰 반점은 속임수에요. 아주 큰 눈처럼 보이게 하려는 술수지요. 진짜 눈은 반점 바로 앞쪽에 있고 아주 작아요.
꿀벌= 여기에는 독을 담고 있는 침이 있어요. 벌집을 보호할 때만 침을 쏴요. 침을 쏘면 내장이 같이 딸려 나오기 때문에 벌은 몇 시간 뒤에 죽어요.

꿀벌은 다 까맣고 노란 개체만 있을까.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밝은 갈색으로 유럽이 원산지다. 이탈리아 양봉꿀벌의 몸은 밝은 노란색이 특징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곤충은 황제잠자리다. 혼자 지내며 영역에 민감한 탓에 호수를 비롯해 저수지, 늪에서 제왕 노릇을 한다. 파란색 수컷은 전투기처럼 몇 시간을 날 수 있는데 비행을 하며 경쟁자들을 제압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평소에는 잘 인식하지 못하는 대상 가운데 하나가 곤충이다. 풀밭이나 잔디밭, 나무숲, 정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이들 곤충은 종류도 다양하다. 꿀벌, 집파리, 황제잠자리, 하루살이, 사슴벌레, 붉은하늘소, 소금쟁이, 왕매미, 독일바퀴, 솔수염하늘소, 어리줄풀잠자리 등 친근한 곤충부터 이름도 생소한 곤충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곤충에 대한 책은 중고교 시절 읽었던 ‘파브르 곤충기’가 대부분일 만큼 다소 생소한 분야다. 남프랑스를 배경으로 곤충의 이모저모를 기록한 뛰어난 저작물인 ‘파브르 곤충기’는 당시 프랑스의 사회상도 담고 있어 흥미로웠다. 다만 오늘날에는 행동생태학 등 당시에는 발전하지 않은 분야가 있어 한계로 지적되기도 하다.

신비로운 곤충의 세계를 쉬우면서도 간략한 문체로 풀어낸 책이 나왔다. ‘곤충의 시간’은 위트 넘치는 글과 감각적인 삽화로 이색적인 곤충의 세계를 담은 저작물이다. ‘우주를 품은 37마리 곤충을 읽는 시간’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책은 경이로운 곤충의 습성과 생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소르본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에마뉘엘 케시르-르프티가 글을 썼고 파리에 거주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레아 모프티가 화사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그림을 그렸다.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체로 곤충의 몸과 구조, 생활방식, 생태적 기능까지 포괄하고 있어 곤충에 대해 알기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유용한 책이다.

곤충은 확인된 종수만 100만 종이 넘고 확인은 못 했지만 추정되는 종수는 1000만 종에 이른다. 마리수로 치면 1000경 마리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본다. 잠자리와 형상이 유사한 드론이 개발되고, 곤충을 모티브로 한 소설 ‘변신’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것은 곤충이 그만큼 인간에게 의미 있는 생명체임을 보여준다.

봄이면 자주 볼 수 있는 애황제나방의 존재 이유는 번식 외 다른 이유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태어났을 때는 검은색이었지만 허물벗기를 하는 동안 색이 다섯 번이나 변한다. 마지막은 연두색으로 변하고 몸 전체에 주황색 사마귀가 난다. 암컷은 풀숲에 숨어서 냄새로 수컷을 유혹하는데, 짝짓기가 끝나면 암컷은 어둠에서 날개를 편다. 알을 낳은 뒤로는 모두 죽음에 이른다.

곤충 가운데 빠르기로는 둘째라면 서러운 종이 있다. 바로 황제잠자리이다. 시속 95km로 날 수 있으며 꺾어도 부러지지 않을 만큼 유연한 날개를 가지고 있다. 호수, 저수지 등 습지에서 왕 노릇을 하기에 그와 같은 명칭이 붙어진 것으로 보인다.

파란색 수컷은 꽤 긴 시간 전투기처럼 날며 경쟁자들을 모조리 물리친다. 초록색의 암컷은 360도 볼 수 있는 겹눈으로 사방을 경계하며 먹잇감을 1초도 안 돼 공격해버린다. 한마디로 부창부수다.

여름이면 들을 수 있는 매미 소리는 정겹기도 하지만 한낮의 오수를 깨우기도 한다. 왕매미는 가장 시끄러운 종이다. 수컷은 배에 붙어 있는 발성기관을 이용해 암컷을 유혹한다. 짝짓기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수컷들과 연습하려고 노래하기도 한다. 여름날 매미의 울음은 ‘번식과 생명을 찬미하는 합창’인 셈이다.

한편 권지현 번역가는 “지난 50년 간 조류가 30억 마리 감소했는데 곤충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래요. 징그러운 파리도 유기물을 분해해서 지구를 청소하는 역할을 해요. 곤충은 그야말로 지구 생태계를 지키는 수호자라고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지노출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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