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없는 학교 만들어요”…대구 영진고 하굣길서 ‘노담’ 외친 엄마들 [르포]
지난 4일 오후 대구 북구 영진고등학교 정문 앞. 평소라면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조용히 발걸음을 재촉했을 하굣길이 활기찬 목소리로 가득 찼다.
“얘들아! 노담(No 담배)하고 건강하게 자라자!” 화사한 코발트블루 색상의 유니폼 조끼를 맞춰 입은 20여명의 학부모가 피켓을 든 채 하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했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내가 죽는 직접 흡연, 남 죽이는 간접흡연’, ‘멋으로 피운 담배, 멋모르고 죽어간다’ 같은 직관적인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경고하고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부모들이 직접 거리로 나선 것이다.

테스트에 참여한 김진욱(3학년) 군은 “평소에 전자담배는 냄새도 안 나고 몸에 덜 나쁜 줄 알았는데, 학부모님들이 나눠준 유인물을 읽어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앞으로 친구들이 권하더라도 절대 피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대구시교육청 학생흡연예방 학부모 모니터단’의 목소리에는 아이들을 향한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캠페인에 참여한 모니터단 소속 한 학부모는 “어른들이 먼저 나서서 유해 환경을 막아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호기심에 쉽게 흡연의 늪에 빠져든다”며 “담배 연기 없는 깨끗하고 건강한 학교를 만드는 날까지 우리 부모들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학부모 58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단은 지난 4월 24일 경구중학교에서 발대식 가진 뒤 남산역과 청라언덕역 일대에서 금연 캠페인을 펼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모니터단의 활동은 교문 앞 캠페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나 북구 대구FC 경기장 앞 등지에서 금연 캠페인을 펼치며 ‘우리 아이 안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모니터단의 가장 큰 성과는 기존 주입식 금연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유도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담배 유혹에 취약한 하교 시간을 타겟팅해 효과를 높였고, 체험형 교육 콘텐츠를 도입해 흡연의 위험성을 시각이나 신체적으로 실감하게 유도하고 있다.

강현구 대구시교육청 체육예술보건과장은 "최근 다양한 마케팅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으로 청소년이 담배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이 확대돼 예방교육과 홍보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부모와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예방 중심 정책을 통해 학생들을 흡연의 폐해로부터 보호하고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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