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품은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 국가지정 보물 된다
조선 향교 건축 희소한 ‘2축 구조’ 가치 인정

조선시대 지방 교육의 산실이 국가 보물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 600여 년의 세월을 온전히 품은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 절차에 공식 돌입했다.
국가유산청과 안동시는 지난 5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에 위치한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安東 禮安鄕校 大成殿)을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예안향교는 조선시대 예안군에 설치된 지방 교육기관이다. 유학 교육과 향촌 사회의 윤리 질서 확립을 이끌어온 이 기관은 1973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원형을 비교적 잘 보존해 왔다.
'예안향교지'에는 1411년 창건 사실이 기록돼 있다.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 향교와 달리 이전되거나 화재로 소실되지 않았다. 안동댐 건설 당시 수몰을 피하면서 본래의 위치와 역사성을 그대로 유지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예안향교가 건축사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독특한 공간 구성에 있다. 교육 공간인 명륜당과 제향 공간인 대성전이 서로 다른 축 위에 배치된 구조로, 일반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 형식과 '좌학우묘(左學右廟)' 배치가 함께 공존하는 2축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두 가지 배치 방식이 한 건물 안에 공존하는 사례는 조선시대 지방 향교 건축 전체를 통틀어도 매우 드물다. 건축 전문가들은 이를 조선 지방 향교 건축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희귀한 사례로 평가한다.
이번 보물 지정 예고의 핵심 대상인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홑처마 맞배지붕 건물이다. 정확한 창건 연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향교가 세워진 1411년 무렵 함께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성은 문헌과 과학적 분석 양쪽에서 뒷받침된다. 손영제의 '추천집'과 '예안향교지'에는 1572년과 1723년 중수 기록이 남아 있으며, 목재 연륜연대 분석과 방사성탄소연대 분석에서도 16세기부터 18세기 초반에 해당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대성전의 건축적 가치는 화려함보다 정교함에 있다. 일반 향교 건축에서는 보기 힘든 독립형 인방 구조를 적용해 양옆 칸의 인방재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처리했으며, 각기둥과 원기둥을 함께 사용하는 독특한 기둥 배치도 눈길을 끈다.
화려한 장식 대신 잘 다듬은 직선 부재를 활용해 구조적 안정성을 높였고, 종량 위에 여러 부재를 짜 맞춘 '공(工)자형 대공'은 절제된 아름다움과 소박한 결구 기법의 정수를 보여준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특성이 조선시대 지방 목조건축 기술의 변화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예안향교 대성전이 △건립·중수 과정이 문헌과 과학적 조사로 명확히 확인되고 △지역적 특성과 시대별 건축기법의 변천을 잘 보여주며 △독창적인 가구 구성과 뛰어난 조형미를 갖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물 지정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보물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안동시 관계자는 "예안향교 대성전은 독창적인 건축기법과 지역 고유의 특성을 온전히 간직한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보물 지정을 계기로 안동 역사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