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성과급만 10년 치 연봉이네”…일본 직장인들 ‘한숨’ 나오는 이유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업계 실적이 급증하면서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파격적인 성과급이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가 막대한 이익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에서는 기업 보상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5일 대만 일간 연합보는 최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노사가 인당 평균 6억 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현지 직장인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성과급만으로 고급 스포츠카를 살 수 있는 수준”, “일본 직장인 평균 연봉의 약 10년치 급”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반면 일본 주요 기업들의 여름 상여금은 평균 100만 엔(한화 약 960만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은 “삼성전자 직원은 성과급만으로 페라리를 구매할 수 있지만 일본 직장인은 보너스를 모두 모아도 도요타 신형 프리우스 한 대를 사기 쉽지 않다”며 양국 간 보상 격차를 조명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거두더라도 직원 보상으로 연결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연공서열 중심 임금체계와 고용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가 강해 실적에 따른 보상 확대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직원들이 체감하는 성과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의 평균 연봉은 공개되지만 성과급 규모와 배분 기준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상 체계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AI 시대 들어 글로벌 기술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일본 기업들도 성과 공유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기 침체기에는 안정성을 제공했던 연공서열 체계가 성장 국면에서는 우수 인력 유출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만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 역시 성과급 확대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지난 3년간 직원 성과급이 매년 약 30%씩 증가했고 올해도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직원 보상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최근 수년간 부진을 겪다가 AI 수요 증가로 급격히 실적이 개선된 점을 언급하며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웨이 회장은 경쟁사보다 더 우려되는 문제로 저출산을 꼽았다. 그는 “대만의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을 위해서는 인재 공급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수 인재 확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과를 직원들과 얼마나 공유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기술 경쟁력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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