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이 계속 커지거나 색과 모양이 변하면, 그냥 점이 아닐 수도
동양선 손·발바닥, 손발톱에 발생
점 변화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를

피부에 생긴 검은 점을 별일 아니라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점 크기가 점점 커지거나 색이 불균일해지고 경계가 흐려지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간혹 흑색종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어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자외선 노출이 많은 만큼 피부 변화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흑색종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악성화해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피부암 가운데 비교적 드문 편이지만 악성도가 높고 전이 속도가 빨라 위험한 암으로 꼽힌다. 병기가 높지 않더라도 림프절이나 폐, 간, 뇌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어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을 포함한 동양인에게선 손바닥과 발바닥, 손발톱 아래처럼 신체 말단 부위에 생기는 ‘말단 흑색종’이 흔하다. 자외선 노출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 서양권 흑색종과 달리 평소 잘 관찰하지 않는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 단순 점이나 멍, 발톱 무좀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김안나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흑색종은 초기에 일반 점과 매우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진행되면 빠르게 전이될 수 있어 의심 병변이 있다면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흑색종의 대표적인 의심 신호는 ‘ABCDE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피부 병변 모양이 비대칭적이거나(Asymmetry), 경계가 불규칙하고(Border), 한 병변 안에 여러 색이 섞여 있거나(Color), 지름이 6㎜ 이상이거나(Diameter), 크기·색·모양이 계속 변하는 경우(Evolving)다. 또한 출혈이 생기거나 가려움, 통증, 진물, 궤양이 함께 나타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손발톱에 검은 줄이 생기고 색이 불규칙하거나 주변 피부까지 색소가 번지는 경우 역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흑색종은 조직검사를 거쳐 진단된다. 병변 두께와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평가해 병기를 결정하며, 일찍 발견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단순 점으로 생각해 레이저 치료를 받았는데, 재발해서 흑색종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며 “점의 모양이나 색 변화가 지속되거나 기존과 다른 피부 병변이 생겼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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