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와일드 씽', 연기적 숙제 남긴 작품… 더 망가질걸 그랬다" [인터뷰]
"항상 땀범벅이었던 강동원, 무대 체질인 엄태구"

그야말로 파격변신이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와일드 씽'이다. 배우 박지현은 극에서 혼성 댄스그룹의 홍일점이자 센터로 변신했다. 세기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비주얼부터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코미디 연기까지 선보이며 관객과 만나고 있다.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코미디 영화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지현은 "홍보의 시작을 뮤직비디오 공개로 하는 것 자체가 신선한 경험이었다"며 "'이게 진짜냐'는 반응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예상보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어 저 또한 설렌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앞서 박지현은 '와일드 씽' 언론배급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더 망가져 볼걸"이라는 아쉬움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강동원부터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까지 작품의 중심에 선 배우들의 변신은 그만큼 파격적이었다. 박지현은 "사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선배님들이 워낙 잘해주셨다"며 "준비 기간에 비해 촬영 기간이 짧아서 한 번만 더 촬영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카메라가 켜지자 태구 선배님이 윙크를 남발하시는데, 저도 무대에서 평소 하던 발레라도 해볼걸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코미디 장르, 팀워크의 중요성 깨달았다"
박지현은 극중 청량미 넘치는 트라이앵글의 센터 도미 역을 맡았다. 무대 위에서는 상큼하지만 무대 밖에서는 걸크러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박지현은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에 대해 "그룹 센터를 연기하려면 자신감이 필요했다. 개인적으로 걱정도 컸지만 최대한 상큼하게, 자신감을 갖고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촬영에 앞서 여러 그룹의 영상을 보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1990~2000년대 초반 걸그룹을 연상케 하는 스타일링에 대해서는 "당시 유행했던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스태프분들이 애써주셨다"며 "덕분에 정말 그 시절에 존재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당시의 정서를 체감하며 연기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룹 핑클의 이효리를 참고했다고 밝힌 박지현은 "작품 속 도미는 1집에서는 청량하고 순수한 모습이지만 2집에서는 강렬하고 화려한 이미지로 변신한다"며 "이효리 선배님의 핑클 시절 청순한 모습과 솔로 활동 당시의 강렬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도미 캐릭터에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박지현뿐 아니라 강동원, 엄태구 역시 각각 고난도 브레이크댄스와 랩에 도전했다. 세 사람은 촬영 전 약 5개월간 트라이앵글이 되기 위한 트레이닝을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박지현은 "강동원 선배님이 헤드스핀을 하신다고 했을 때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할까 싶었다. 그런데 정말 해내시더라. 연습실에 갈 때마다 늘 땀범벅이 된 선배님이 계셨다"며 "팀 연습 전에 개인 연습을 3시간씩 하셨고, 하루에 6~7시간씩 춤 연습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엄태구 선배님은 정말 무대 체질이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연습할 때는 몰랐는데 무대에 올라가니 날아다니시더라"며 "센터인 저조차 시선을 빼앗길 정도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개봉을 앞두고 공개된 트라이앵글의 'Love is'(러브 이즈) 음원과 뮤직비디오는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한 달 만에 조회수 305만 회를 기록하며 영화에 대한 관심도 함께 끌어올렸다. 박지현은 "듣자마자 너무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다"며 "운전할 때마다 틀어놔서 가족들이 이제 그만 들으라고 할 정도"라고 웃었다. 이어 뮤직비디오에 대해선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며 "한편으로는 조금 더 잔망스럽게 해볼걸, 끼를 더 부려볼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털어놨다.
시사회 이후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코미디 장르에 충실한 작품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박지현은 "연기 같지 않은 현실감 있는 연기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코미디 장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며 "그동안 코미디 연기를 많이 해보지 못해서 '어떻게 해야 진짜처럼 보일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배우들 간의 코미디 호흡이다. 이에 대해 박지현은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었다"며 "지금까지는 미리 준비한 답을 가지고 현장에 갔는데, '와일드 씽'은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에게도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박지현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와일드 씽'. 관객들에게도 새로운 작품이지만,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은 박지현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그는 "'와일드 씽'은 제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며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고, 가장 어려운 연기이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연기적으로 많은 숙제를 남겨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미디 장르의 매력을 제대로 느꼈다. 앞으로 제 연기 인생에서 '와일드 씽'이 코미디 연기의 시작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영화 '와일드 씽'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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