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핫플'인 줄 알았는데…'살고 싶은 동네' 1위 오른 곳

이송렬 2026. 6. 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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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분석
외국인 방문객 증가율 주요 상권 중 1위
팝업 등 몰리며 '놀고 머물고 사는' 상권 진화


서울 성수동 상권이 단순히 '힙한 동네'를 넘어 하나의 생활권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페와 편집숍을 찾아 잠깐 들르는 상권이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고 쇼핑하고 머무는 체류형 상권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성수동 상권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성수는 유동인구, 매출 규모, 공실률 등 주요 지표에서 성숙 상권 단계에 들어섰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보고서에서 "성수는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가 아니라 이미 시장성이 입증된 상권이자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상권"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 방문객 증가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해 성수 상권의 외국인 방문객 증가율은 82%로 주요 상권 중 가장 높았다. 강남 24%, 도산 13%, 명동 11%, 홍대 9%, 한남 2%와 비교해 증가 폭이 컸다.

성수는 해외 브랜드가 한국 시장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베드로도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휴먼 메이드는 성수에 서울 첫 공식 스토어를 냈고,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섭듀드는 성수 팝업스토어 이후 국내 1호 정식 매장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K패션 브랜드 로우 클래식과 K뷰티 브랜드 티르티르도 성수를 기반으로 플래그십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성수가 '가볼 만한 매장'이 계속 생기는 동네가 된 셈이다. 리포트는 성수 상권이 패션을 넘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복합 리테일 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연무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은 뚝섬역 방향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고, 내·외국인이 모두 찾는 대상권으로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출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성수 상권 매출은 올해 기준 100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특히 성수 상권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는 전년 대비 약 175% 성장했다. 아디다스, 스탠드오일 등 플래그십 매장이 상위권에 다수 포함되면서 기존 식음료 중심 상권에서 대형 리테일 중심 상권으로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성수의 강점은 단순 매출만이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언급량이 늘어날수록 공실률이 낮아지는 특징도 나타났다. 소비자 관심이 실제 공간 수요로 이어지는 셈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성수에 대해 "브랜드 경험과 인지도를 확대하는 브랜드 경험 중심 상권"이라고 설명했다.

성수동 상권 사진=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팝업스토어도 성수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으로 꼽혔다. 소셜미디어상에서 성수 관련 브랜드 언급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성수를 새로운 팝업과 브랜드 경험을 발견하는 채널로 인식하고, 팝업 지도 공유나 사전 예약, 웨이팅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성수에서는 명품 향수 브랜드 아무아쥬가 약 66㎡ 규모의 팝업 부티크를 열었고,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섭듀드는 약 270㎡ 규모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인기 캐릭터 IP '캐치! 티니핑'을 활용한 더티니핑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도 문을 열었다. 성수가 패션과 뷰티뿐 아니라 캐릭터, 엔터테인먼트, 가족형 소비까지 흡수하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주거지로서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소셜 빅데이터 분석에서 성수는 '살고 싶다'와 연관된 지역명 1위로 나타났다. 강남과 홍대를 앞선 결과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 서울숲과 맞닿은 자연환경, 고급 주거지 확산 등이 소비 상권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개발도 성수의 변화를 가속하는 요인이다. 서울숲을 중심으로 고급 주거가 확장되고,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과 삼표레미콘 부지, 부영호텔 부지 등 대형 개발계획이 예정돼 있다. 크래프톤 사옥, 무신사캠퍼스, 아이아이컴바인드 사옥 등 업무시설도 들어서면서 성수는 소비만 하는 동네에서 일하고 쉬고 사는 복합 생활권으로 바뀌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성수 상권의 구조적 변화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고 봤다. 투자자에게는 장기적 안정성을 갖춘 도시형 상권, 리테일 브랜드에는 단기 매출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브랜드 거점, 오피스 임차인에게는 업무와 소비,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입지로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김수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는 "성수는 이제 단순한 유행 상권이 아니다"라면서 "한때 낡은 준공업지역에서 출발한 성수는 카페와 편집숍, 고급 주거, 대형 오피스, 글로벌 브랜드가 결합한 도시 실험실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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