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화피앤씨, 자본잠식 자회사에 '투자 적정성' 논란
1분기 공시상 자본잠식…"선행 투자 비용 반영"
신생 법인에 과한 투자 지적..."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유명 염모 브랜드 '모레모'를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 세화피앤씨가 자회사 '플레이엑스스튜디오'에 지난 1월 7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자회사 차원에서 10억원 규모의 은행 대출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 신규 사업 초기 추가 자금 조달은 가능하지만 대규모 자금 투입 직후 외부 차입에 나선 데다 사업 일정 지연과 재고 관리 우려 등이 내부 문건에서 확인되면서 투자 당시 사업성 검토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플레이엑스스튜디오는 서울 성수동 소재 복합 라이프스타일 매장이다. 본지가 입수한 내부 업무 문건에는 사업 오픈 일정 지연과 재고 운영 부담 등 초기 사업 운영상의 어려움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지난 2일 공시된 1분기 보고서에서는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까지 확인되면서 모회사인 세화피앤씨의 재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70억 투자 4개월 만에 10억 추가 조달...자금 압박 우려
5일 업계에 따르면 세화피앤씨의 자회사 플레이엑스스튜디오는 지난 5월 21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10억원 규모의 은행 대출 안건을 내부 의사결정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초기 운영비와 공간 구축 부담이 큰 성수동 오프라인 매장 구조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조기에 확보되지 못했다"며 "단일 투자 집행 후 단기간 내에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할 정도로 자금 압박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세화피앤씨는 플레이엑스스튜디오의 은행 대출 의사결정 다음 날인 5월 22일 5대1 주식병합 결정을 공시했다. 다만 회사 측은 두 사안 간의 연관성에 대해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화피앤씨 관계자는 "자회사의 은행 대출 의사결정과 모회사의 주식병합 결정은 각 회사의 독립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플레이엑스스튜디오가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은 패션·잡화·리빙 상품과 전시·체험 공간을 결합한 복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세화피앤씨는 올해 1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목적으로 플레이엑스스튜디오를 인수하며 사업 확장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 자본금 100만원 신생 법인에 대규모 투자 진행
시장에서는 투자 초기부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플레이엑스스튜디오는 지난해 4월 설립된 신생 법인으로 자본금은 100만원(발행주식 2000주)에 불과하다. 세화피앤씨는 올해 1월 약 70억원을 투입해 플레이엑스스튜디오 지분 65%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취득했다.
세화피앤씨의 2025년 영업이익이 약 6억270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영업이익의 11배가 넘는 규모를 단일 투자에 집중한 셈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세화피앤씨는 지분 취득에 65만원(정정공시 기준 원가 반영), 일반사채 30억원, 전환사채(CB) 40억원을 각각 인수하는 구조로 투자를 집행했다.
모회사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본업인 화장품 제조·유통 사업과 다소 거리가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에 회사 가용 자금의 상당 부분을 투입한 배경을 두고 투자 심의 과정의 정당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주주는 투자 결정 과정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 주주는 "이사회는 정관 변경 등기도 없이 4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의했는데 이에 대한 질의에도 경영진은 묵묵부답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 내부 문건엔 '오픈 변경·재고 사입 관리' 기재
본지가 확보한 플레이엑스스튜디오 내부 주간 업무 계획 문건에 따르면 투자 이후에도 매장 운영 전반의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위한 조정 작업이 지속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건에는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오픈 연기에 따른 추정손익 별도 보고 예정', '영업적자 시 재고 사입 요청' 등의 운영 효율화 방안과 함께 이에 따른 재고 우려 사항이 함께 언급됐다. 조명 수급 및 설치안 확정, 외부 사무실 임차 등 오프라인 플랫폼 가동을 위한 실무 작업이 인수 이후에도 지속적인 조정 단계에 있었던 셈이다.
현재 플레이엑스스튜디오는 일부 공간을 중심으로 가동 중이며 인지도 확산 속도가 초기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게 유통업계의 평가다.
이에 대해 세화피앤씨 측은 내부 업무자료 유출 경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1분기 완전자본잠식 상태..."선행 투자 비용 반영된 결과"
자회사의 초기 재무지표 역시 이 같은 우려를 일부 뒷받침하고 있다. 세화피앤씨가 정정 제출한 1분기 보고서 주석에 따르면 플레이엑스스튜디오는 1분기 매출액 2억5881만원, 분기순손실 15억1469만원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자산총계는 253억3206만원인 반면 부채총계가 282억4483만원으로 집계되면서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9억1276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이런 재무 상황에 대해 "신규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초기 선행 투자 비용이 일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화피앤씨 관계자는 "플레이엑스스튜디오는 현재 매장 인프라 구축 및 브랜드 소싱을 진행하는 사업 초기 단계에 있다"며 "4월부터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영업이 재개된 만큼 2분기부터 매출 기여가 가시화되고 3분기 이후에는 수익성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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