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참사 겪은 독일 “안보리 진출 위해 더욱 철저히 준비”
포르투갈·오스트리아에 ‘충격의 패배’
“우리가 부족했다” 뒤늦은 후회·탄식

지난 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는 오는 2027년 1월1일 임기를 시작할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5개국을 선출했다.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키르기스스탄, 트리니다드 토바고, 짐바브웨 5개국이 새롭게 안보리 합류를 확정 지었다. 독일은 유럽 등 서방 국가들 몫으로 배정된 두 자리를 놓고 포르투갈 및 오스트리아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패배했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되려면 유엔 회원국 총 193개국 가운데 3분의 2(127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포르투갈은 134표, 오스트리아는 131표를 각각 얻어 이 기준을 넘긴 반면 독일은 고작 104표 확보에 그쳤다. 독일이 지난 2019∼2020년을 포함해 이미 6차례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역임했고 선거에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독일 정부는 충격에 휩싸였다.

독일 국내에선 야당들이 “외교 참사”라는 주장을 펴며 메르츠 내각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가운데 요한 바데풀 외교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지고 경질될 것이란 관측도 나돌았다. 하지만 메르츠는 이날 바데풀에 대해 “외교부를 맡고 나서 지난 1년간 국가에 헌신했다”는 말로 재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참담한 낙선 이후 바데풀은 외교부에 패배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그 또한 “오스트리아와 포르투갈이 처음부터 독일보다 훨씬 앞서 나갔다”고 토로했다. 독일이 강대국으로서 존재감과 영향력만 믿고 선거 운동을 게을리했다는 자책이 담겨 있다.
안보리는 유엔에서 유일하게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핵심 기관이다. 거부권(Veto Power)을 지닌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5개 상임이사국과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이사국의 권한은 상임이사국에 훨씬 못 미치나 그래도 안보리 회의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돌아가며 의장국도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모든 나라가 안보리 진출을 꿈꾼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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