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잠만 자고 싶다”…몸이 보내는 ‘이 신호’일 수도?

정은지 2026. 6. 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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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60% 이상 경험하는 ‘암 관련 피로’…충분히 자도 회복 안 된다면 확인 필요
아무리 오래 자도 개운하지 않고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눕고 싶고, 간단한 집안일조차 버겁게 느껴진다면? 만성 피로가 아니라 다른 중대 신호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무리 오래 자도 개운하지 않고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눕고 싶고, 간단한 집안일조차 버겁게 느껴진다면? 많은 사람이 과로와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지만, 이런 피로가 수주 이상 이어진다면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대한암학회와 국가암정보센터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되는 피로를 암의 대표적인 전신 증상 중 하나로 설명한다. 암이 진행되면 염증성 물질 분비가 증가하고 영양소 소비가 늘어나면서 에너지가 쉽게 고갈될 수 있다. 일부 혈액암과 소화기암에서는 빈혈이 동반돼 피로가 가장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암이 있는지 모른 상태에서 극심한 피로감을 겪는다면,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이라는 것이다.

암 관련 피로는 휴식을 취하거나 충분히 잠을 자도 회복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탈진 상태를 말한다. 몸에 힘이 빠지고 에너지가 고갈된 느낌이 지속되며, 평소 쉽게 하던 일도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침에 충분히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다. △일어나자마자 다시 눕고 싶다. △계단을 오르거나 짧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지친다. △샤워, 옷 갈아입기, 식사 준비 같은 일상 활동이 힘들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한 느낌이 든다.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것도 오래 하기 어렵다.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쉽게 실수한다. △평소 즐기던 취미나 사람 만나는 일에 흥미가 줄어든다.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어진다. △숨이 차거나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암에서 피로가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암세포가 성장하면서 정상 세포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몸속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사이토카인)이 증가해 전신 쇠약감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암으로 인한 빈혈, 영양 부족, 체중 감소, 통증, 수면장애 등이 피로를 악화시킨다. 혈액암(백혈병·림프종)이나 진행성 암에서는 피로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다만 피로만으로 암을 의심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피로는 수면 부족, 스트레스, 과로, 빈혈, 갑상선 질환, 우울증 등 다른 원인과 관련된다. 하지만 충분히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 피로가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 식욕 저하, 발열, 야간 발한, 원인 모를 통증, 호흡곤란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에 따르면 암 환자의 약 65%는 '암 관련 피로'를 경험한다. 국내서도 비슷하다. 서울대학교암병원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의 60% 이상이 피로를 호소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라고 꼽았다.

암 관련 피로가 나타나면 거의 활동하지 않았는데도 쉬어야 한다고 느끼거나,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작은 움직임에도 숨이 차고 근육 통증이 생기며, 평소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기도 한다.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함께 경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제로 환자들은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하루 종일 누워 있고 싶다", "작은 일도 버겁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피로가 심해지면 식사 준비나 청소, 외출, 사회활동이 어려워지고 집중력과 기억력도 떨어질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조혈모세포이식 등을 받는 암 환자의 약 90%가 암 관련 피로를 경험한다. 치료가 끝난 뒤에도 피로가 남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암 생존자의 30~75%는 수개월에서 수년간 피로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관련 피로는 일반적인 피곤함과 다르다. 충분히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해도 쉽게 회복되지 않으며,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준다. 암 자체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항암치료, 빈혈, 만성 통증, 수면장애, 영양 부족, 우울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쉬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국가암정보센터가 발간한 암경험자 건강관리 가이드에 따르면 규칙적인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피로 감소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지나친 침상 생활은 오히려 피로를 악화시킬 수 있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신체활동이 권장된다.

한편 피로는 암 외에도 다양한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다. 빈혈, 갑상선 기능 이상, 당뇨병, 신장질환, 심장질환, 자궁내막증, 롱코비드, 우울증과 불안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도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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