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라면 그건 잡아야죠" 류현진의 뼈있는 농담, 실책 불운도 지운 '7승 에이스'

벌써 7승을 챙겼다. KBO리그에서 가장 승운이 좋은 시즌을 보이고 있지만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은 단순한 승수보다는 더 완성도 높은 팀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다.
류현진은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6구를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비자책) 완벽투를 펼쳤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7번째 승리(2패)를 따냈다.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승수(9승)에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 이날 승리로 다승 공동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효율적인 투구의 끝판왕이었다. 3회까지 완벽투를 펼치던 류현진은 4회 불운에 실점했다. 고승민을 상대로 바깥쪽으로 꺾여나가는 스위퍼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는데 포수 최재훈이 잡아내지 못해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1루에 내보냈다. 빅터 레이예스에게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아내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2사 1루에서 김민성의 좌측으로 향한 타구를 문현빈이 포구에 실패하며 1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5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막아낸 류현진의 투구수는 63구에 불과했다. 6회에도 가볍게 2아웃을 잡아냈으나 다시 한 번 불운이 따랐다. 유격수 심우준이 레이예스의 땅볼 타구를 잡아내지 못해 주자를 내보냈고 나승엽에게 2루타를 맞고 4회에 이어 다시 한 번 실점했다. 이번에도 자책점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김민성에게 바깥쪽 높은 코스에 커터를 꽂아넣으며 헛스윙 삼진으로 이날 투구를 끝냈다.
최근 3경기에서 볼넷이 단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투구수는 자연스레 줄 수밖에 없다. 이날도 직구 최고 시속은 148㎞로 타자를 압도할 수준은 아니었으나 정교한 제구와 그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구, 여기에 타자의 허를 찌르는 변화구를 조합해 영리한 투구를 펼쳤다.
무엇보다 86구 중 무려 69.8%에 달하는 60구가 스트라이크로 기록할 만큼 공격적이었다. 6회 수비 실책 등으로 투구수가 23구까지 늘어나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7회 등판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11경기에서 63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 2패, 평균자책점(ERA)도 2.97까지 낮췄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ERA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간결한 투구로 볼넷을 최소화하며 이닝당 출루허용(WHIP) 1.01로 전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다만 그에 앞서 삼진을 잡고도 포일로 주자를 내보내게 된 상황을 놓고는 포수 최재훈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최재훈은 류현진의 새로운 결정구인 스위퍼에 제대로 포구를 하지 못했는데 류현진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휘어져나가서 놓쳤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포수라면 그런 건 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팀 동료들의 실수에 대해 언급하는 걸 조심스러워 했던 류현진이지만 "이젠 조금씩 해도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류현진의 전담 포수로 나서고 있는 최재훈이다. 그만큼 친하지만 베테랑으로서 더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묻어 있는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류현진은 타이틀에 대해선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다승 공동 1위에 올랐음에도 "(타이틀은) 전혀 생각 안하고 있다. 제가 나갈 때 점수가 많이 나오다보니까 요즘엔 편안하게 던지고 있다"며 "그래서 더 빠른 카운트에서 상대 타자들과 승부할 수 있고 그러다보니까 효율적인 투구가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 경기 선발로 나가면 6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만 하려고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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