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약·바이오 M&A 급증…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 전망

4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는 피치북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총 201건의 제약·바이오 M&A가 진행됐고 규모는 1060억달러(약 162조40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특허 만료 임박, 공모시장 회복, 빅파마들의 파이프라인 강화 경쟁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그동안의 속도가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연간 거래 규모는 2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2019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된다.
HSBC 라제시 쿠마르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제약사들이 마치 안 사면 손해라는 듯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시장 분위기도 개선됐다. 미국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ETF)는 50% 상승했고 기업공개(IPO) 시장도 회복됐다. 생명과학 벤처캐피털 운용사 포비온의 나나 뤼네보리 파트너는 "제약사의 특허 만료 압박이 강하기 때문에 이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일반 투자자들을 바이오테크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M&A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2년에 침체기를 보내고 2024년 1148억달러 규모로 다소 약한 흐름을 보인 이후 지난해 2090억 달러 규모로 회복했다. 이후 올해도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마르는 최근 몇 달간 금리 환경이 악화되면서 투자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거래가 활발히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그동안의 거래는 레버리지바이아웃(LBO)보다 전략적 인수 및 기업 간 추가 인수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신약 개발이 거래를 주도했다.
뤼네보리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로 10억~50억달러 규모의 볼트온 인수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22억달러 규모인 GSK의 RAPT테라퓨틱스 인수가 있다. 그는 100억~200억달러 규모의 메가딜은 통합 실패 위험이 더 크고 실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10억~50억달러 규모의 인수는 특정 제품 중심으로 이뤄져 기존 포트폴리오에 쉽게 통합될 수 있고 반독점 규제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선호된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진행된 거래 규모는 평균 5억2730만달러로 2025년의 3억6500만달러에서는 증가했다.
뤼네보리는 지난해가 이미 기록적인 한 해였지만 올해도 종양학, 대사질환, 알츠하이머 등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사들이 패닉에 따른 매수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동시에 단기간에 상업화가 가능한 자산과 함께 신기술 접근을 위한 초기 단계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마르는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로 인한 매출 공백을 메워야 하는 구조적 압력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허가 만료됐을 때에도 손익계산서 상의 적자를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쿠마르는 "일라이릴리처럼 성장 모멘텀이 강한 기업은 파트너십 수요가 몰리지만 대규모 특허 만료 리스크를 앞둔 기업은 오히려 더 공격적인 원천 기술 확보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구 제약사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미국에서 중국 임상 데이터 활용을 제한하는 규제 초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중국 자산 인수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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