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기다리다 여름 다 가겠네”… 구리값 ‘나비효과’ [아하 일본]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지금 에어컨을 주문했다간 가을에 진입할 즈음에야 배송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가전 매장에는 에어컨 구매 상담 대기 줄이 길어지고 있으며, 일부 기종은 배송·설치까지 최대 3개월이 소요되는 상태다. 환경 규제에 따른 사재기 수요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부품 품귀가 겹치면서 대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2027년 가정용 에어컨의 에너지 절약 기준이 강화되면 보급형 모델 가격이 50% 이상 오를 것으로 우려한 소비자들이 미리 구매에 나섰다. 이미 일본전기공업회 조사 결과 지난 4월 일본의 에어컨 출하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한 1002억 엔(약 95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본 정부는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해 2027년부터 가정용 에어컨의 에너지 소비 효율 기준을 현재보다 최대 35%가량 높이기로 했다. 새 기준에 맞춘 신제품은 전기요금은 아낄 수 있지만 제품 가격이 기존보다 50%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재기 수요 폭발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 악화로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와 구리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배관, 호스, 퍼티 등 필수 설치 자재도 품귀를 빚고 있다. 자재 가격 고공행진과 유류비 상승이 맞물려 나타나는 중이다.
한편, 일본기상청은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올 것으로 예고했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고위도의 훗카이도 역시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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