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퍼 떼고 액추에이터 달았다···현대모비스의 대전환

노경은 기자 2026. 6. 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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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부품 줄이고 로봇·SDV로 무게 이동
액추에이터가 연 기업가치 재평가···미래 성장축 부상
현대모비스 로고 / 이미지=홈페이지 캡쳐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현대모비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에 따른 수혜 가능성에 쏠려 있지만, 증권가 안팎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재평가의 본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SDV) 확산 속에서 전통 자동차 부품 중심 사업 구조를 미래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점이 기업가치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를 둘러싼 평가 변화는 단순한 주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거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기아에 핵심 부품과 모듈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사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현대모비스를 미래차 부품사를 넘어 로보틱스 밸류체인의 핵심 기업 후보로 보기 시작했다.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이 차세대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현대모비스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통 부품 줄이고 로봇·SDV 키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동화와 SDV,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반면 성장성이 제한적인 일부 전통 부품 사업은 축소하거나 재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램프 사업이다. 현대모비스는 램프 사업 매각을 추진하며 사업 구조 효율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범퍼 사업 역시 매각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범용 부품보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최근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완성차 업계의 경쟁 축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자동차 부품사들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로보틱스를 미래 성장 축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제조·물류·소프트웨어 역량을 연계한 로봇 생태계 구축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이 과정에서 핵심 부품 공급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 공급 협력 계획을 공개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축적한 생산기술과 품질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핵심 부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배경이다.
아틀라스 중장기 생산물량 전망치 / 이미지=이달 2일 발간한 메리츠증권의 현대모비스 보고서

◇액추에이터가 연 기업가치 재평가

액추에이터는 전기 신호를 받아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구동 장치다. 사람의 근육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휴머노이드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증권가는 현대모비스가 아틀라스 공급망에서 역할을 확대할 경우 상당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일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기존 75만원에서 120만원으로 60%나 상향 조정했고, 비슷한 시기 메리츠증권 또한 목표주가를 기존 50만원에서 90만원으로 80%나 높였다. 두 증권사 모두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사업 가치를 반영했다는 점을 상향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KB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산업용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가정 아래 현대모비스의 액추에이터 사업이 2035년 대규모 수익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휴머노이드 시장이 예상대로 확대될 경우 액추에이터 사업이 자동차 부품 사업에 버금가는 미래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는 휴머노이드 시장 성장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시장 지배력 확대, 현대모비스의 공급 지위 유지 등 여러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아직 초기 단계 산업인 만큼 실제 사업 성과와 수익성은 향후 시장 형성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시장이 현대모비스를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과거 기업가치가 자동차 생산량과 완성차 판매 실적에 좌우됐다면 이제는 SDV와 로보틱스, AI 기반 미래 사업이 새로운 평가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모비스를 둘러싼 재평가는 단순한 액추에이터 기대감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며 "자동차 부품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경우 기업가치 산정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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