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주년 上] 코스피 ‘잃어버린 6개월’에서 ‘코스피 8000’까지
자본시장 개혁과 반도체 호황 속 증시·성장률 동반 회복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6/552795-r1dG8V7/20260606095505770qeyx.jpg)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1년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 경제 지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계엄·탄핵 정국 직후 236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8000선을 돌파했고,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도 회복했다. 성장률 전망 역시 대폭 상향 조정되면서 출범 초기 내세웠던 증시 부양과 경제 정상화 정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2360선까지 하락한 데다가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선 100을 하회하며 90선 아래로 내려앉았고,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최종 0.8%까지 낮춰 잡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현재 코스피는 8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7%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선 위를 회복했다.
계엄·탄핵 6개월, 수치로 확인된 손실
비상계엄으로 인한 충격은 그대로 경제 지표에 드러났다. 2024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계엄 이전 예상치 0.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1%로 추락했다. 연간 성장률은 2.0%로 간신히 방어했으나, 지난해 1분기에는 –0.2%의 역성장까지 보였다. 민간소비 0.1% 감소, 건설투자 3.2% 급감, 수출 1.1% 하락이 동시에 발생한 결과였다. 이 기간 경제 규모 손실은 6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외환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수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섰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환율은 2024년 12월 말 1480원 중반까지 올라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달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조6490억원을 순매도했다. 계엄 다음 날인 12월 4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1bp 오른 연 2.6%를 기록했고, 10년물은 5.2bp 오른 연 2.8%까지 상승했다.
소비심리는 정치 불확실성과 함께 악화됐다. 계엄·탄핵 정국이 이어진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선 아래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취임 당일 비상경제TF 출범…추경 31조8000억원 집행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해 6월 4일 비상경제태스크포스(TF)를 1호 지시로 신설했다.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주요 경제부처 장·차관이 참여하는 회의체로, 내수 진작과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의 신속한 집행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출범 직후 정부는 31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했다. 전 국민에게 1인당 기본 15만원, 차상위계층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 40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핵심이었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하도록 제한해 지역 내 소비 순환을 유도했다. 2차 소비쿠폰은 국민 9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을 9월에 추가 지급했으며, 비수도권 주민에게는 3만원,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5만원을 추가해 1인당 최대 55만원까지 지원이 이뤄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탄핵 인용 이후 반등해 4월 93.8에서 5월 101.8로 7.8포인트 급등했다. 기준선 100 회복은 약 반 년 만이었다. 지난해 2분기 GDP 성장률은 정부소비 1.2% 증가와 반도체·석유화학 수출 4.2% 증가가 맞물리며 전기 대비 0.6%로 반등해 시장 예측치를 상회했다.
코스피 2360에서 8000까지…반도체·정책 동반 상승
지난해 초까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국 증시 비중 축소를 권고했으나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에 따른 HBM 등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가운데, 트럼프 관세정책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수혜도 더해졌다. 코스피는 6월 20일 3000선, 10월 27일 4000선을 차례로 넘은 뒤 올해 1월 5000선, 2월 6000선에 이어 지난달에는 7000선과 8000선을 차례로 돌파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조치도 상승 흐름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7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8월에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선임 시 지배주주 의결권 제한 등을 담은 2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9월 9일 공포됐으며,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를 포함하는 3차 개정도 추진됐다.
세제 측면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7월 고배당 상장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 대신 4단계 누진세율(14~30%)로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배당성향 40% 이상이거나 직전 3년 평균 대비 배당을 5% 이상 늘린 기업의 주주가 대상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기대만으로도 금융주가 일제히 상승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 부양책 수혜주를 집중 매집했다.
올해 1월에는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공매도 규제 합리화, 글로벌 표준 증권거래·결제 체계 마련, 영문 정보공시 개선 등 8개 분야를 담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종합 로드맵이 공식 발표됐다. 이에 대선 공약이었던 코스피 5000은 집권 8개월 만에 달성됐고, 현재는 그 1.6배 수준이다.
LS증권 김윤정 연구원은 "상승분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려있다보니 반도체 업황이 대부분 코스피지수 상승의 영향을 차지하고 있으나 자본시장 개혁 등의 요소가 국내시장에 대한 해외 관심도 진작 등의 부분에 기여한 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코스피를 기준으로 주주환원 지표가 개선되는 부분도 나타나기도 했다"며 "특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가 판가름 나면 평가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장률 전망 역시 급변했다. 한은이 0.8%까지 하향 조정했던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는 이후 상향 조정이 이어졌고,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7%로 크게 올랐다. 경상수지 흑자또한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3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인 가운데 꾸준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한은은 이 같은 이유로 2026년 연간 성장률을 2.5%로 올려 잡았다.
충남대 경제학과 정세은 교수는 "반도체 수출 호황이 성장률 전망치 개선의 주요인이나 적극적이고 선제적 추경을 통해 내수 시장을 유지한 것이 쌍끌이로 경제성장의 선순환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