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어라 개미들아” 삼전서 ‘30조’ 팔아치운 외인…그 돈 다 어디로 흘러갔나 보니
로봇·AI·전력株로 매수세 분산
반도체 이후 주도주 교체 가능성 주목

코스피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국면이 이어지는 사이,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서 대거 손을 떼고 로봇·AI 관련주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5월 7일부터 6월 5일까지 20거래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압도적으로 몰렸다. 삼성전자는 30조원어치가 처분됐고, SK하이닉스에서도 27조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두 종목에서만 57조원에 육박하는 매도가 나왔다는 사실은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반도체 업종을 겨냥한 것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에도 현대모비스(3조2700억원), LG전자(2조5600억원), 현대차(1조9500억원), LG이노텍(1조6000억원) 순으로 외국인 이탈이 뚜렷했다. 코스피가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차익 실현 수요와 반도체 업종 쏠림에 대한 부담이 겹치면서 이 같은 대규모 매물이 쏟아졌다고 시장은 풀이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두산로보틱스로, 순매수 규모가 8800억원에 달했다. 파두(5000억원), TIGER MSCI Korea TR(4100억원), 삼성SDI(4100억원), 대한전선(3800억원), 두산(3800억원), 현대건설(3100억원)도 외국인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반도체 대형주에서 거둬들인 자금이 로봇, AI 반도체, 2차전지, 전력 인프라, 건설 등 여러 업종으로 나뉜 모습이다. 특히 두산로보틱스·파두 등 AI·로봇 테마주로 외국인 매수가 옮겨붙은 점은 향후 시장 주도권 변화 가능성을 가늠케 한다.
다만 빠져나간 자금과 새로 들어온 자금의 간극은 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57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진 데 비해,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들의 합산 규모는 이에 한참 못 미친다. AI·로봇 관련주로 자금 이동이 감지된다고 해서 이들이 반도체를 대신할 새 주도주 자리를 굳혔다고 보기는 이른 판단이다.
반도체 대형주의 조정 폭, 외국인 수급 방향, AI·로봇·전력 인프라 관련주로의 자금 이동 여부가 코스피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코스피가 가파른 오름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지금,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 이후 어느 업종의 문을 두드릴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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