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와 웨이트, 선택 말고 번갈아 하라는 까닭[수피의 헬스 가이드]

수피|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2026. 6. 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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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에너지 시스템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슷하다. 하이브리드차는 출발할 때는 저장된 전기를 쓰지만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휘발유를 쓴다. 전기는 바로 최대 가속을 낼 수 있는 대신 저장량이 적고, 내연기관은 저장량은 많지만 가속력은 떨어진다.

우리 몸도 탄수화물과 지방, 두 가지 연료를 쓰는데, 전기는 탄수화물, 휘발유는 체지방 역할과 비슷하다. 몸은 강하게 발동을 걸 때는 ATP라는 순간적인 에너지원과 탄수화물(당분)을 쓴다. 도착하는 버스를 따라잡으려고 죽어라 뛸 때, 무거운 물건을 몇십초 남짓 들어 나를 때 탄수화물이 주된 에너지원이 된다.

그런데 숨이 차기 시작하면 지방의 기여도가 올라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지방이 주역이 된다. ‘그래서, 언제부터?’가 궁금하다면 그게 지금부터 할 이야기다. 운동에 관심이 있다면 ‘운동 시작하고 30분이 지나야 체지방이 탄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텐데, 이건 과하게 단순화한 것이다. 언제부터 지방이 탈지는 운동 강도나 사람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전력 달리기처럼 단시간에 숨이 넘어가는 운동에선 지방을 본격적으로 태우는 단계까지 가기도 전에 근육이 한계에 다다르다 보니 탄수화물을 최대로 당겨 태우다 끝이 난다. 즉 탄수화물 대사 능력을 한계까지 동원한다. 그렇다고 ‘살 빼는 데 도움이 안 되겠네?’라고 폄하하지 말자. 이런 운동에선 근육이 혈당을 빨아들이는 능력이 극한으로 단련된다. 지난 연재에서 언급했듯, 인슐린 저항성, 당뇨를 개선하는 측면에서 고강도 운동의 효과가 탁월한 게 이 때문이다.

운동 능력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짧은 시간 강하게 움직이는 모든 운동에서 유능해진다. 계단 한 층밖에 못 뛰던 사람이 10층까지 뛰어서 올라갈 수도 있게 된다. ‘단시간에 최대 에너지 내기’는 상당수 스포츠에서 경기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럼 반대 성격의 운동을 보자. 낮은 강도 운동의 장점은 잘 알려져 있다. 오래 지속할 수 있고, 지방 연소 비율이 높다. 체지방을 태우는 능력은 이런 운동에서 빠르게 높아진다. 유행하는 ‘존2 운동’이 여기에 해당한다. 즉 지방을 태우는 능력은 딱 ‘○○분부터’라고 정해진 게 아니다. 지방을 잘 태우는 몸에선 빨리 타고, 제대로 못 태우는 몸에서는 한참 지나야 본격적으로 탈 수도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방이 잘 타려면 탄수화물 대사가 스위치 역할을 해야 한다. 인슐린 저항성으로 탄수화물이 안 타면 체지방도 제대로 타지 않는다. 문제는 과도한 체지방이 인슐린 저항성을 나쁘게 해 체지방 연소를 방해하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건데, 비만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사증후군이다. 반대로 인슐린 저항성이 낮고 탄수화물을 잘 태우는 사람은 지방도 잘 태운다. 이렇게 두 연료를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전환해 쓰는 능력을 대사유연성이라고 하는데, 체력이 높아지려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능력이다.

결론적으로, 목적이 살 빼기든, 당뇨 같은 대사질환 완화이든 몸이 허락하는 수준에서 저강도와 고강도 둘 다 하는 게 가장 좋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전력 달리기든, 크로스핏이든 힘든 운동으로 당분 대사 능력을 기르고, 나머지 날은 천천히 달리는 존2 운동으로 체중관리를 해보자. 우리 몸은 둘 다 태울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인데, 그중 하나에만 신경 쓰고 있을 수는 없지 않나.

수피|운동 칼럼니스트

수피|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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