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너도나도 "연내 1만피"…금리인상 변수도 뚫는다

박경보 기자 2026. 6. 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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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익 급증에 목표지수 상향 릴레이
고금리·고환율 우려 커졌지만 이익 체력 견조
단기 조정에도 "상승 추세 훼손 아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800선을 돌파한 뒤 8100선까지 내려앉았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연말 1만포인트를 향하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이익 증가세가 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 부담을 압도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잇따라 코스피 목표지수를 상향 조정하며 강세장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5% 오른 8801.49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후 5일에는 478.82포인트(5.54%) 하락한 8160.59로 밀렸지만 증권가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연말 코스피 목표치를 1만15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인 990조원에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 2.2배를 적용해 목표치인 1만1500선을 산출했다.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은 올해 하반기 중 본격적인 레벨업 구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실적 발표와 SK하이닉스 ADR 상장, 내년 반도체 수요 전망 상향 등을 계기로 연말까지 우상향 추세 자체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도 8400포인트였던 코스피 연간 목표치를 1만1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양호한 기업이익 전망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존 14.8%에서 16.1%로 높이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2.2배에서 2.75배로 상향했다. 한국 증시의 PBR이 대만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추가 상승 여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반도체 가격이 일부 조정을 받더라도 글로벌 유동성이 유지되는 환경에서는 밸류에이션 급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8000~1만1000포인트로 제시했다. 기존 목표치였던 9250포인트에서 대폭 상향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12개월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10% 높게 반영했다. 현재 반도체 업황을 고려하면 추가 이익 상향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2~3분기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4분기에는 경기 회복 기대가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LS증권도 코스피 상단을 기존 8000포인트에서 1만포인트로 상향했다. 인공지능(AI) 성장 사이클이 유지되는 가운데 개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LS증권은 현재 한국 증시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추가로 축소될 경우 1만포인트 도달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LS증권은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할 때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할인 폭이 여전히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금리와 인플레이션, AI 투자 사이클 노이즈,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수급 분산 가능성 등은 변수로 지목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꼽고 있다. 일부 중앙은행이 이미 금리 인상에 나섰고 한국은행도 7월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과 환율 급등은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과거 사례를 볼 때 금리 인상 자체가 강세장을 끝내는 변수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2004년 중국 슈퍼사이클 시기와 2017년 반도체 호황기를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당시에도 기준금리는 상승했지만 기업이익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고 결과적으로 코스피는 장기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 기준금리가 3.25%에서 5%까지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는 700선에서 2000선 수준까지 올랐다. 2017년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코스피가 사상 처음 2500선을 돌파했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종 중심의 이익 전망 상향이 금리 인상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는 계속 상향 조정되는 상황이다.

코스피는 단기간에 8000선을 넘어 8800선까지 급등하며 과열 논란이 제기돼 왔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은 불가피하지만 기업이익 전망이 꺾이지 않는 이상 상승 추세 자체가 훼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판단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17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46조원이었고 2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237% 불어난 162조8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조적 변화와 실적 상승이 컸던 시기에는 고금리 환경에서도 주식 시장이 급등한 사례가 종종 존재했다"며 "최근의 가파른 지수 상승은 가파른 기업이익 증가에 대부분 기인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실적의 증가 추세에 맞춰 지수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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