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7년 만의 북한 방문…김정은과 한반도 문제 논의하나

김원진 기자 2026. 6. 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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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양국이 관계 복원을 본격화하며 경제 협력 등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의 방북에는 중국이 중재자를 자처하며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부는 “북·중 간 교류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중국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신화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시 주석이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7년 만에 이뤄졌다. 시 주석은 2019년 6월 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국빈 방문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부주석이었던 2008년 6월엔 2박3일 일정으로 북한을 공식친선 방문했다.

이번 북·중 정상 간 만남으로 양국이 본격적인 관계 회복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이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북한을 택한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다. 이는 2019년 1월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6년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의 만남이었다.

양국 관계는 2020년 이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고,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파병을 하며 다소 소원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선 북한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북·중 경제협력 재개와 중국의 경제지원 등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중국과 무역 규모를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무역적자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올해 3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5년 북∙중 무역 규모가 약 27억달러(4조1561억원)로 전년 대비 25.4% 증가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많아 무역적자는 심화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북·중·러 3국 간 협력을 경제개발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열린 중·러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는 “1991년 체결한 국경 동부 구간 협정에 따라 북한과 함께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중국의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북·중·러 3국 간 경제협력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북·중·러 3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해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등을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 사이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는 까다로운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했다. 북한이 북·중 정상 간 만남을 앞두고 새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은 중국에 비핵화는 협상 의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는 한반도 정세와 같은 중요한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고만 언급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 북한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2024년 5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성명에 참여하자 북한은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이번 양국 정상 간 만남에서 시 주석이 북·미 관계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달 사이 미국, 러시아, 북한 정상을 연달아 만나는 시 주석이 한반도 중재자를 자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중국은 중재자 역할을 선점하려 하고, 북·러 밀착 견제 등을 통해 한반도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중·러 간의 연대라고까지 보이진 않는다”며 “북·중 간 고위급 교류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5일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공식화되자 입장을 냈다. 청와대는 “북·중 간 교류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희망하며 중국이 한반도 문제 관련 건설적 역할을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공존정책은 대화를 지지하고 대결을 지양한다”며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공존과 나아가 동북아 평화공존을 진전시키는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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