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원 남편, 경감에 룸살롱 접대…이틀 뒤 “무혐의 종결” 확인

유명 인플루언서 방송인 양정원 씨(37)의 사기 사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 양 씨 남편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은 이틀 뒤 담당 수사관에게 "신속히 무혐의 종결하라고 얘기했어"라고 전한 사실이 확인됐다.
양 씨 남편 이모 씨(45)의 뇌물 공여 혐의 등이 담긴 공소장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2월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당시 강남서 수사팀장이던 송모 경감에게 51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
당시 양 씨는 필라테스 학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고소당해 수사를 받고 있었다.
접대 이틀 후인 같은 달 22일, 송 경감은 이 씨에게 전화해 "담당 수사관 불러서 신속히 무혐의 종결하라고 얘기했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의 접촉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2일 송 경감에게 55만 원 상당의 유흥주점 접대를 추가로 제공했고, 같은 달 22일에는 명품 스카프 등 1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건넸다.
공소장에는 송 경감이 이튿날 이 씨에게 "결과로 말해줄게", "자네 부인은 잘 끝날 거야"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송 경감은 올해 4월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대가성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앞서 양 씨는 2024년 필라테스 학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여러 명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고소인들은 양 씨가 해당 학원의 광고 모델이자 직영점 점주로서 본사 운영에 적극 관여하며 불법 행위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예상 수익을 부풀린 홍보와 시중가보다 비싼 기구 공급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 씨 측은 "광고 모델 활동만 했을 뿐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련의 의혹이 불거지자 강남경찰서에는 대대적인 인사 조치가 잇따랐다.
지난달 13일 서울경찰청의 2026년 상반기 경정급 정기 인사에서 강남서 수사 1·2·3과장과 형사 1·2과장 등 수사·형사 부서 과장 5명 전원이 교체됐다.
이후 보름 만에 지구대·파출소 4곳의 관서장 3명과 순찰팀장 6명도 새로 발령 났다.
강남서는 2019년 이른바 '버닝썬 사태' 이후 '특별 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돼 별도 인사 검증을 거치고 있음에도, 이번 수사 무마 의혹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유흥업소 밀집 지역 지구대 소속 경찰들의 향응 수수 의혹이 추가로 제기돼 자체 조사까지 진행됐으나 경찰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번 사건은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 비위 감시 체계의 실효성 문제와도 맞물리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찰 비위 감시를 위한 시민감찰위원회가 규정상 2개월마다 정기 회의를 열어야 함에도 지난해 전국 시도 경찰청 모두 이를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같은 기간 경찰관 징계 건수는 5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외부 감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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