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쫓는 인텔 파운드리의 부활 찬가…“1.4나노는 더 쉬워…흑자 전환 빨라진다”

김현일 2026. 6. 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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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 콘퍼런스서 파운드리 사업현황 공개
AI 수요 힘입어 대규모 적자·감원 딛고 반등
“손익분기점 예상보다 한 분기 빨리 도달”
“18A 수율 매달 향상…14A 계획 더 공격적”
2030년 삼성 제치고 파운드리 2위 노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인텔이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인텔 파운드리는 한때 대규모 적자로 감원에 이어 사업 매각설까지 돌았지만 최근 TSMC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인공지능(AI) 주문 수요를 빨아들이며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인텔은 18A(1.8나노) 공정보다 더 미세한 14A(1.4나노) 공정에서 공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선단 1.4나노 공정에 서둘러 진입해 애플,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를 먼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AI 주문 폭증으로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TSMC 대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붙잡으려는 삼성전자와 인텔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텔 “파운드리 18A 수율 향상…손익분기점 조기 달성”
립부 탄 인텔 CEO가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위치한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에서 ‘팬서 레이크(Panther Lake)’ 코드명을 가진 인텔 코어 울트라 3 시리즈용 CPU 타일 웨이퍼를 들고 있다. ‘팬서 레이크’는 인텔 18A 공정에서 제작된 최초의 PC용 프로세서이다. [인텔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브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주최한 ‘글로벌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 참석해 파운드리 사업 현황과 전망을 밝혔다.

진스너 CFO는 “당초 2027년 말 손익분기점 도달을 목표로 했지만 적어도 한 분기, 어쩌면 그보다 조금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작년 초 18A의 성능과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을 개선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먼저 성능을 안정화했고, 다음에는 매달 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처음 몇 달 동안 수율은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이후 업계 표준에 준하는 향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정 수준의 이익률을 달성하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며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수율은 꽤 괜찮은 수준(respectable)”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진스너 CFO의 이날 발언은 인텔 파운드리의 18A 공정 수율이 어느 정도 이익을 낼 만큼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려면 최소 60~70% 수준의 수율이 요구된다. 하나의 웨이퍼에서 생산된 칩 중 불량품 비율이 줄고 정상 제품이 늘면 그만큼 이익도 증가한다. 수율이 80~90% 이상에 도달할 경우 수익성 극대화를 노릴 수 있다.

“18A 공정 램프업 가속”…애플도 인텔에 아이폰 칩 위탁 논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인텔 본사 전경. 김현일 기자

앞서 인텔은 지난해 10월 TSMC·삼성전자보다 먼저 18A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애리조나와 오리건주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인텔이 18A 공정으로 생산한 최초의 PC용 프로세서 ‘인텔 코어 울트라 3 시리즈’는 올 1분기부터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출시한 노트북에 탑재됐다.

진스너 CFO는 “노트북용 18A 공정은 최근 5년간 소비자(클라이언트)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램프업(초기 생산량 확대)하고 있다”며 “18A 수율이 매달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해 향후 18A 공정을 통한 물량 공급이 빠르게 증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인텔 파운드리의 18A 공정에 칩 일부를 맡기기로 하면서 인텔 파운드리의 부활이 가시화했다.

여기에 최근 애플까지 나서 아이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을 삼성전자와 인텔에 맡기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인텔은 203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업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TSMC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에 밀려 수주 부진으로 고난을 겪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8월 자국 반도체 기업 살리기의 일환으로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인텔 “14A 공정 더 공격적…클린룸도 다수 확보해둬 다행”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신규 생산기지 현장. [인텔 제공]

최근 TSMC에 AI 칩 제조 주문이 몰리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진 점도 기회가 됐다. TSMC로부터 완성품을 전달받는 데 갈수록 긴 시간이 걸리고 파운드리 공정 이용가격도 비싸지자 삼성전자와 인텔 파운드리가 대안으로 부상했다.

진스너 CFO는 내친 김에 14A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14A는 18A보다 더 공격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14A는 훨씬 쉬울 것(easier)이다. 18A에서 구현했던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후면전력공급(BSPDN)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8A 공정에 적용한 기술들을 반복 활용한다는 점에서 14A에서 조기에 안정적인 수율과 성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9년에 1.4나노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TSMC는 2028년 1.4나노 양산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진스너 CFO는 “이미 많은 시설투자를 해둬 1~2년 안에 준비될 수 있는 여러 클린룸을 가지고 있다. 1년 전에는 그것이 짐처럼 느껴졌지만 (성장기를 맞은) 지금은 다행이라고 느껴진다”며 “이제 장비 반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웨이저자 대만 TSMC 회장은 지난 4일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20년 전 경쟁자는 ‘10년 후 TSMC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고, 10년 전엔 ‘10년 후에 TSMC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했다”며 “경쟁자들은 사실상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9.9%로 1위, 삼성전자가 7.2%로 2위를 기록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2024년 55%포인트에서 지난해 62.7%포인트로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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