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800명 줄섰다'…덕후들 성지 되더니 '잭팟' 터진 곳
'덕후 천국' 아이파크몰, 매출 50개월째 증가
포켓몬 팝업에 100m 대기줄
서브컬처·팝업으로 집객 효과
매출 연동형 수익 구조 도입도

5일 오후 1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포켓몬 팝업스토어 앞이 방문객으로 붐볐다. 매장 안쪽에는 포켓몬 인형과 피규어를 고르는 20~30대 고객이 줄을 섰고, 대기 행렬은 팝업스토어를 지나 매장 밖으로 100m가량 이어졌다. 입장을 포기한 채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방문객도 많았다.
이처럼 ‘덕후’를 끌어모으는 아이파크몰 용산점의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50개월 연속 매출이 늘었다. e커머스의 공세 속에서 오프라인 유통이 점차 축소되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오픈런 만든 ‘도파민 스테이션’

5일 HDC그룹의 유통 계열사 아이파크몰에 따르면 아이파크몰 용산점의 매출은 202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5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6495억원으로 전년보다 20% 급증했다.
변화의 중심엔 리빙파크 3층 ‘도파민 스테이션’이 있다. 아이파크몰은 기존에 휴대폰, 카메라 매장이 늘어선 상권을 2023년부터 일본 서브컬처와 게임, 애니메이션 중심의 복합공간으로 바꿔나갔다. 포켓몬 카드, 인형뽑기, 가챠 머신, 커스텀 키보드 등 콘텐츠를 한곳에 들였다. 지난 4월 포켓몬 카드 ‘닌자스피너’ 출시 당일엔 700~800명이 줄을 섰고, 이후에도 매일 아침 100~150명이 오픈런을 뛰고 있다. 인형뽑기 크레인은 하루 평균 3000만~4000만원, 가챠파크는 월평균 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팝업 스토어도 집객 효과를 높이는 장치다.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810여 건의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트와이스 팝업스토어는 10일간 10억원 이상, 보이넥스트도어 팝업스토어는 13일간 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기 팝업스토어가 열리면 식당과 카페 매출도 평균 40%가량 늘어난다. 아이파크몰에 입점한 파이브가이즈 용산점은 개점 초기 전 세계 1900여 개 매장 중 매출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콘텐츠를 찾아온 소비자가 식당과 카페, 디저트 매장까지 함께 이용해 연계 매출이 발생한 결과다.
◇식당·카페 매출도 40% 늘어
아이파크몰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본격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20~2021년 공실이 늘어난 공간을 식음료 매장으로 채웠다. 2022년 이후엔 패션·리빙 매장을 재배치하고 취향 브랜드를 대거 들였다. 비어페스타, 테라스 시네마, 캠핑페어 등 체험 행사도 늘렸다.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는 쇼핑몰이 아니라 머물고 즐기는 공간으로 바꿨다.
수익 구조를 바꾼 것도 매출 확대의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파크몰은 리빙파크 3층과 7층 등 일부 공간의 임차 계약을 고정 임차료 중심에서 매출 연동형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임차인 매출이 늘수록 쇼핑몰 수익도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쇼핑몰의 경쟁력이 유동인구를 기다리기보다 목적 방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앞으로 e커머스에서 살 수 없는 경험과 재미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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