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여력·재미 없는 한국 테마파크…인기 'K콘텐츠'가 해법될까
[편집자주] 한국 테마파크 산업이 전환점에 섰다. 1976년 에버랜드의 전신 '자연농원' 개장 이후 50년 동안 성장해왔지만 최근 글로벌 경쟁에서 존재감이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테마파크가 강력한 IP와 몰입형 콘텐츠로 진화하는 사이 국내 업체들은 여전히 어트랙션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테마파크 산업의 위기와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테마파크들은 최근 IP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월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IP로 꼽히는 '포켓몬'과 최초로 협업해 다양한 어트랙션을 선보였다. 입소문을 타며 1주 만에 유튜브·SNS(소셜미디어) 조회수 300만건을 넘겼다. 지난 4월에는 '국민게임'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공간을 선보였다. 첫 주말 외국인 관람객이 14% 늘 정도로 인기가 많다.
연내 전 세계 최초로 몬스터버스 유니버스를 활용한 '콩X고질라' 어트랙션도 공개한다. 역대급 규모의 투자비가 투입된다. 자체 캐릭터인 '로티'와 '로리'를 활용한 IP 확장도 추진 중이다.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며 인기를 얻어 글로벌 채널 구독자 450만여명을 확보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새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에버랜드는 판다인 '바오패밀리'를 내세운 IP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지난 1월 바오패밀리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매진될 정도의 '히트템'이다. 삼성라이온즈(프로야구)나 수원삼성(프로축구) 등 스포츠 구단과 협력하는 등 확장성도 뛰어나다. 국내 첫 IP형 테마파크인 레고랜드는 레고의 대표 IP '닌자고'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을 공략한다.

업계는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IP형 테마파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의도 면적의 35배에 달하는 미국의 초대형 테마파크 '월트 디즈니 월드'나 조 단위 예산을 쏟아붓는 '도쿄 디즈니랜드' 등 해외 테마파크와 물량게임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테마파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성장한 롯데월드의 매출은 4019억원이다. 몇백억원이 필요한 신규 어트랙션 도입을 쉽게 결정하기는 힘든 수치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활용할 수도 있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강력한 자체 IP를 구축하기는 어렵지만, 게임이나 웹툰·영화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콘텐츠와 결합한 '한국형 IP 테마파크'의 조성이 가능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콘텐츠 수출액은 22조8000억여원으로 월트 디즈니 월드의 연매출 추정액(20조원)보다 많다.
전문가들은 K콘텐츠와 결합한 한국형 IP 테마파크가 장기적인 성장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의 한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강력한 IP를 보유한 테마파크는 상대적으로 (새 어트랙션에 대한) 투자 부담이 적으면서도 지속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며 "콘텐츠 산업의 장점인 굿즈(기념품)·연관 상품 판매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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