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억원 재산 포기 못해 이혼소송하다···중 퇴직 공무원 반부패 수사받아

박은하 기자 2026. 6.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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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기율위 이관’ 판결 최근 온라인 화제
당국 부유층 불법 해외 자산 추적 중점 과제화
공직자 재산신고 시스템 규정 강화 목소리도
경향신문 자료 이미지

중국에서 전직 공무원 부부가 이혼 후 200억원대 재산 분할 소송을 벌이다 당국의 반부패 수사를 받게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사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공직자의 재산 은닉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5일 중국신문주간과 차이신에 따르면 퇴직 공무원 왕모씨는 전처 장모씨를 상대로 9870만위안(224억여원) 상당의 부동산 14채 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몇 년 전 제기했다. 두 사람은 1976년 결혼해 2007년 이혼에 합의했지만 공동재산 분할은 하지 않았다.

왕씨는 앞서 장씨를 상대로 1억4000만위안(약318억원) 상당의 재산 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바 있다. 해당 소송은 장쑤성의 법원에 제출됐으나 상하이로 이관되면서 청구액이 변경됐다.

왕씨는 중국국가철도그룹과 국영기업을 거쳐 2016년 중국에너지투자공사 부사장 직급으로 은퇴했다. 장씨는 경찰관이었다.

공무원 출신인 두 사람의 공동재산 분쟁은 재판을 거치며 폭로전으로 변했다. 두 사람은 법정에서 상대방이 가진 은닉 재산을 폭로했으며 여기에는 수억~수십억원대 부동산, 은행 예금, 신탁 기금, 대출금, 미수금, 자산 관리 상품, 타인에게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대행 수수료 등이 포함됐다.

두 사람이 폭로한 재산 가운데는 뇌물·횡령 등 부패와 연루된 정황이 보이는 것도 상당했다. 왕씨는 장씨가 1997~2007년 사이 바오위 석탄 운송 및 마케팅 회사로부터 3000만위안 이상의 중개 수수료를 챙겼다고 폭로했으며, 장씨는 우씨라는 성만 알려진 개인에게 400만위안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 푸퉈구 인민법원은 2023년 9월 “부부의 법정 소득과 자산이 명백히 일치하지 않으며 두 사람 모두 자산 형성 과정과 관련해 합리적인 설명을 제기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기각하고 경찰과 반부패 수사기구인 당 기율검사위원회로 사건을 이관했다. 경제범죄 혐의점이 발견되면 해당 사건을 기각하고 증거를 수사기관에 넘겨야 한다는 최고인민법원 지침을 따른 것이다.

중국신문주간은 횡령이나 뇌물수수로 유죄가 확정되면 두 사람은 최대 10년형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 판결문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공직 및 국영기업 종사자들의 어마어마한 축재 규모가 알려지면서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공직자 재산신고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경보는 “부부간 폭로로 부패 단서를 밝혀내는 것도 좋지만 확실한 반부패 방안은 자산신고 시스템을 더욱 개선하는 것”이라며 “빅데이터 분석 등 기술적 수단을 활용해 숨겨진 불법 자산과 비정상적인 행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불법 자산이 숨을 곳을 없애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를 게재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와 국가감찰위원회와 공안부 등 중국 반부패 수사기관들은 올해 부유층의 불법 취득 및 해외 은닉 재산 환수, 국경 간 부패 차단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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