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이라는 생존법

하은정 기자 2026. 6. 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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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항상 정글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정글이 만든 이름, 김병만. <생존왕2>를 통해 다시 정글로 돌아왔다

[우먼센스] 2002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는 오랜 무명 시절을 지나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달인>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작은 체구로 믿기 힘든 기술을 선보이며 웃음을 만들던 그는 어느 순간 예능의 영역을 넓혀갔다. 그 중심에는 <정글의 법칙>이 있었다.

해외 오지를 무대로 펼쳐지는 생존 예능은 당시만 해도 낯선 도전이었다. 김병만은 직접 집을 짓고 불을 피우며 먹을 것을 구했고, 생존의 전 과정을 몸으로 보여줬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출연진은 자연스럽게 '병만족'이라 불렸고, 김병만은 단순한 출연자를 넘어 생존 예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흘렀다. 수많은 생존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사라졌지만, 여전히 '생존'이라는 단어 앞에는 가장 먼저 김병만의 이름이 떠오른다.

사진 TV CHOSUN 

김병만에게 정글은 '고향' 같은 곳이다. <생존왕2> 첫 방송을 앞두고 그는 "정글이 항상 그리웠다"고 말했다. 습하고 뜨거운 열대성 기후를 좋아해 지금도 제주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그는 "이번 출연은 마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생존왕2>는 한국·일본·대만·말레이시아 대표들이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는 글로벌 생존 서바이벌이다. 김병만은 UDT 출신 육준서, 더보이즈 영훈과 함께 한국 대표팀으로 참가했다.

초대 우승자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각오도 분명했다. 그는 "들뜨지 말자는 마음이 가장 크다. 표정은 즐겁게, 하지만 생존에 있어서는 항상 진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오지를 경험한 생존 전문가다운 답변이었다.

이번 시즌에서 그의 역할은 과거와 조금 달라졌다. 누구보다 앞장서 생존 기술을 보여주던 참가자에서 경험을 나누고 팀을 이끄는 리더가 됐다. 그는 생존 현장에서 가장 먼저 거처를 마련하고 불을 확보해야 한다는 자신의 원칙을 후배들과 공유하며 팀을 이끌었다. "시즌1보다 더 성숙하고 노련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감이 담긴 말이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팀의 협동심이었다. 그는 국가를 대표해 경쟁한 이번 시즌에서 한국팀의 가장 큰 강점 역시 협동심이었다고 강조했다.

사진 TV CHOSUN 

오랜 시간 생존 예능의 상징으로 살아온 그가 최근 도전하고 있는 또 다른 영역은 연기다. 영화 <현상수배>에서 김병만은 형사 병만 역을 맡았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현상수배범 때문에 뜻밖의 사건에 휘말린 소시민이 경찰과 공조 수사에 나서는 도플갱어 공조 코미디 영화다. 배우 신현준과 함께 작품에 출연하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배우라는 꿈이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병만은 원래 배우를 꿈꿨지만 <정글의 법칙>이 인생의 중심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기회가 멀어졌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신중했다. 개그맨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익숙한 방식에 기대기보다 대본에 집중했다. 몸개그나 애드리브를 앞세우기보다 배우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오랜 인연을 이어온 신현준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그는 "신현준이 부르면 대본도 안 보고 간다"고 말하며 웃었지만,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개그맨으로 시작해 생존 예능의 독보적인 아이콘이 됐고, 이제는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글은 김병만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무대였지만, 그를 여기까지 이끈 것은 늘 새로운 길을 선택해온 태도였다.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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