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보낸 약 한 상자…약사법 위반 가능
증거 명확한 택배 배송, 행정처분 위험도 커

약사법 제50조는 제1항은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정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벌칙조항을 정하고 있다(약사법 제94조 제1항 제8호). 즉 약국약사는 약국 안에서만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위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을 통해 '의약품의 판매장소를 약국으로 제한함으로써 약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하여 충실한 복약지도를 할 수 있게 하고,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며, 의약품의 직접 전달을 통하여 약화사고 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보건을 향상·증진시키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연장선상에서, 법원은 의약품의 택배 배송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약사가 환자와 전화통화를 한 후 일반의약품을 택배로 배송한 사안에 대해, 법원은 '약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약국이라는 장소 내에서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와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 복약지도를 실시하고 의약품을 인도하여야 하고, 전화로 의약품 주문을 받고, 택배업체에 의약품 배송을 의뢰하거나 약국 직원을 통하여 환자의 주거지 등 약국 외부에서 이를 전달하는 것은 의약품 판매행위의 주요 부분이 모두 약국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여 의약품을 택배 배송하는 방식으로 판매한 약국장에 대해 약사법 제50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하였다.
해당 사안은 형사처벌 뿐만 아니라, 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도 예정하고 있다. 1회 적발시 영업정지 1개월, 2회 적발시 등록 또는 허가취소가 예정되어 적발만으로도 최소 영업정지처분을 받을 수 있다.
얼핏 보면 너무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한 판결이기도 하다. 택배 배송 등의 방식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현행 약사법상 약국이라는 물리적 장소의 존재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살펴보면, 환자의 편의를 위해 무심코 행할 수 있는 행동이거나 해당 행위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약국 주변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약국장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조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특히 의약품의 택배 배송의 경우에는 증거가 매우 명확히 남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실제 약국의 현장에서는 위법한 환자(고객)의 요청을 전부 무시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다만 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모르고 있었는지는 큰 결과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다시 한번 약사법 제50조 제1항의 의미를 살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