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의 Aging in Place]"여보! 부모님 댁에 낙상백신 놓아드려야겠어요"

[파이낸셜뉴스] 1991년, 시골 집에 연탄 난방이 여전하던 시절이다. 그해 겨울, 전국을 강타한 TV CF가 있다. 추운 날 소를 몰고 귀가한 할아버지, 세수대야에 꽁꽁 언 얼음을 깨서 물을 쓰던 할머니. 담요 아래 따뜻하게 데워둔 방바닥에 양손을 넣어 차가운 몸을 녹인다. 마당에는 소의 하얀 입김과 음매~ 하는 울음소리가 우렁차다. 이때 전설적인 광고 카피가 등장한다.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지난 2020년부터 3년 넘게 전세계를 집어삼킨 코로나19는, '백신이 곧 예방'임을 모두에게 주지시켰다. 백신 접종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사망자수를 줄였다. 안전한 집은 Aging in Place의 기본이자 시작이다. 부모님도 나도 여전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던 '낙상예방' 네 글자. 이제 고령친화 주거환경 개선 활동을 '낙상백신'이라고 불러보면 어떨까. 부모님 댁의 침실과 욕실에 낙상백신을 놓아드려보자.

'침대 안전바'를 설치해보자. 세련된 디자인에 탈부착이 가능한 제품이라 거부감이 작다. 쓰던 침대의 하단 목제 프레임과 상단 매트리스 사이에, T자형이나 L자형 안전바를 삽입하면 된다. 설치 높이와 좌우 위치는, 사용자의 신장, 어깨 손목 허리 등의 질환과 장애, 평소 침대에서 눕고 일어나는 행동 습관 등을 살펴서 맞춘다.
한밤중 화장실로 향하는 길목 하부에는 '센서등'을 놓아보자. 더 이상 천장의 눈부신 조명이 소중한 잠을 깨우지 않는다. LED라서 효율이 좋고, 긴 전선이 발을 휘감을 위험없는 무선 제품이 좋다. 인테리어 공사없이 쉽게 탈부착하고, 배터리 교체가 필요없는 C-타입 충전식을 권장한다.

욕실 바닥에는 '미끄럼방지 패드'를 부착해보자. 아랫면은 접착력이 강하고, 윗면은 부드러운 사포 재질의 제품이다. 반투명 제품을 선택하면, 기존 바닥 타일 디자인이 그대로 산다. 논슬립 타일로의 교체 공사가 없으니,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방수 하자를 걱정할 일도 없다. 시공 방법은 새로 산 스마트폰 액정에 보호 필름을 붙이는 것과 유사하다. 타일 표면을 깨끗이 청소한 뒤에, 전용 롤러로 기포가 생기지 않게 조심해서 부착하면 된다.
욕실 입구의 단차도 고령자의 낙상 위험을 높인다. 바닥에 널브러진 허드레 수건 대신, 논슬립 기능이 있는 매트를 깔자. 샴푸와 비눗물이 흐르는 샤워 부스에는 공간이 허락하면 '샤워 의자'를 추천한다. 편하게 앉아서 샤워하며, 양발을 안전하게 씻을 수 있다.
다만, 싸구려 카피 제품은 조심해야 한다. 선진국의 복지 용구를 겉모습만 흉내 낸 것들이 온라인에 넘쳐난다. 안전바 접합부의 이음새가 허술하고, 싸구려 고무 손잡이가 금세 경화되어 쩍쩍 갈라진다. 원가 줄이느라 LED 전구 개수가 적고 소형 배터리를 탑재한 센서등은 밝기가 어둡고 충전하느라 고달프다. 내 가족을 위한 안전 용구다. 깐깐한 창업자가, 탄탄한 R&D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을 끊임없이 개선해온 전문기업 제품을 찾아내야 한다.
2024년말 고령인구 1,000만을 돌파한 대한민국. 어느새 1,100만명 진입이 눈앞이다. 그간 아버님 댁에 보일러는 놓을 만큼 놓아드렸다. 초고령사회 맞춤형 효도 선물로, 양가 부모님의 안전한 일상을 챙겨보면 어떨까. "여보! 부모님 댁에 낙상백신 놓아드려야겠어요."
김종훈 쉘위파트너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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