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고용이 꺾은 랠리…뉴욕증시가 웃지 못한 이유[천조국 리포트]
10년물 금리 4.53% 돌파…연준 인하 기대 후퇴
AI·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 확대…'좋은 뉴스'가 악재로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뉴욕증시가 흔들렸다. 일반적으로 고용 호조는 경기 침체 우려를 낮추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지금 시장에서는 다르게 해석된다. 인플레이션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고용이 강하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낮출 이유가 줄어든다. 금리 인하 기대가 멀어지고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식, 특히 기술주에는 부담이 커진다. 5월 고용보고서가 '좋은 뉴스'였지만 증시에는 악재가 된 이유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계절조정 기준 17만2000명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8만명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4월 고용은 기존보다 6만4000명 상향 조정된 17만9000명으로 수정됐다. 3월 고용도 2만9000명 늘어난 21만4000명으로 조정됐다.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같았고 시장 예상에도 부합했다.
◆ 강한 고용, 경기 안도보다 금리 부담
이번 고용보고서의 핵심은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점이다. 레저·접객업은 7만명 늘어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1년 월평균 증가폭 1만4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방정부 고용은 5만5000명 늘었고, 헬스케어는 3만5000명 증가했다. 사회복지 분야도 1만2000명 늘었다.
임금 흐름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4% 올랐다. 고용은 강했지만 임금이 예상보다 더 뜨겁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시장은 임금보다 고용 총량과 이전 달 상향 조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노동시장이 이 정도로 버티고 있다면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릴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 국채금리 급등, 기술주에 직격탄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채권시장은 바로 움직였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53%를 넘어서며 5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연준 정책 기대에 더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15%대로 뛰며 2025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5%를 넘어섰다.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부담이다. 특히 기술주와 성장주는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고,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도 높아진다. 그 결과 높은 기대를 이미 반영한 종목일수록 조정 압력이 커진다.
AI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AI주는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이미 기대치 부담에 흔들리고 있었다. 여기에 고용 호조에 따른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엔비디아, 마이크론, 마벨테크놀로지 등 주요 기술주가 추가 압박을 받았다. AI 투자 확대에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 금리 상승은 자본 조달 비용을 높이고, 장기 성장주에 대한 시장의 평가 기준을 더 엄격하게 만든다.
◆ 연준의 시선은 다시 인플레이션
이번 고용지표는 연준의 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준다. 연준은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0%포인트, 0.25%포인트, 0.25%포인트 인하해 총 1.00%포인트 낮춘 뒤 올해 들어서는 물가 둔화 속도와 노동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노동시장보다 인플레이션 문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고용이 강하면 경기 둔화를 이유로 완화에 나설 필요가 줄어든다. 결국 정책 판단의 중심은 다시 물가로 이동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0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50%를 넘어섰다. 시장이 이번 고용보고서를 '경기 회복'보다 '긴축 장기화' 재료로 받아들인 셈이다. 고용이 강하고 소비가 버티면 기업 실적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는 같은 지표가 금리 상승과 주가 할인율 확대를 부른다.
미국 경제 자체는 아직 견조하다. 1분기 국내총생산은 연율 1.6% 성장했고, 애틀랜타 연은 추정 기준 2분기 성장률은 3%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노동시장도 지난해 둔화 우려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문제는 증시가 이미 높은 기대를 가격에 반영해왔다는 점이다. 특히 AI와 기술주는 강한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해온 만큼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 지표의 상승 서프라이즈는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보여주지만, 연준과 시장의 초점을 계속 인플레이션 압력에 묶어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 [단독] 금융위,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긴급 점검회의 개최
- '충성 고객' 챙긴다더니…SKT, 온가족할인 신규가입 중단
- 한국 찾은 젠슨 황..피지컬AI 협력 구체화 기대감
- 태성, 유리기판 사업 성과 가시화 …천안 신공장 완공 눈앞
- 최태원·구광모·이해진, 젠슨황과 '삼소회동'…"고 코리아! 고 SK, LG 네이버"(상보)
- "400만 닉스·61만 전자 간다는 이유는요"…한동희 SK증권 연구원 인터뷰 [이슈체크]
- 나스닥, 8개월 만에 최대 낙폭…반도체 급락에 기술주 매도 확대
- 강동하남남양주선 2공구 네 번째 유찰… 현대建 수의계약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