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젤렌스키 서한 무례, 만남 무의미…러군 계속하라"
대선 건너뛴 젤렌스키에 "권력 찬탈, 두려워 말고 선거하라"
![5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발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6/yonhap/20260606013307174ekjo.jpg)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직접 만나 종전안을 논의하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공개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며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총회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날 담판을 요구한 데 대해 "어제 (크렘린궁의) 페스코프 대변인이 편지를 보여줬지만 살펴볼 시간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 아침 다시 편지를 건네받아 잠깐 훑어봤고, 어쨌든 확인했다"며 "이 편지에는 분명히 무례한 요소가 담겨 있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편지는 개인적 만남과 협상을 여건을 조성하려는 의도인가, 아니면 개인적 만남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을 만들려는 것인가"라며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대면에 대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아직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잘랐다. 또 이 서한에 대해 답변한다며 러시아군 장병을 향해 "형제들이여, 계속 힘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서한 내용을 깎아내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5년째 진행 중인 러시아군의 '특별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무례하다는 표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한에 "(집권) 26년이 지나자 노화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나이가 들수록 피로감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취지로 쓴 부분에 대한 평가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74세, 젤렌스키 대통령은 48세로 약 26년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편지를 보낸 이가 내 나이를 언급했다"며 "내 또래의 많은 정치인도 각자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다"고 맞받았다. "나이도 중요하지만 효율성과 업무윤리도 중요하다"라고도 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주목하기도 했는데, 물론 이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헌법의 테두리 밖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일은 권력 찬탈, 즉 형사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두려워하지 말고 선거에 출마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2019년 5월 대선에 승리해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4년 5월로 5년의 임기가 종료됐어야 하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침공당한 뒤 내려진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를 건너뛴 채로 계속 재임 중이다. 러시아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 현 정부에 정통성이 없다고 비난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2월 백악관에 초청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군복과 비슷한 차림 때문에 면박당했던 일을 소환하며 "예의범절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편지의 작성자를 질책하며 드레스코드를 요구하고 훈계하는 모습을 우리가 모두 지켜봤다"며 "계속해서 '람보'를 보여주는 것이 모든 곳에서 적절하지는 않다"고 비꼬았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후 치러진 2020년 대선에서 연임에 실패했던 일을 두고 "선거에서 부정행위를 당하지 않고 권력을 잡고 있었다면, 아마 이런 일(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은근히 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 전망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군사작전이 끝나리라고 예상한다"며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면 작전이 끝난다"고 주장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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