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자금 260억 회수를” 웜비어 부모는 계속 복수 중
이듬해 5억달러 손해 배상 판결
美은행에 동결된 북한 관련 자산
9주기 앞두고 회수 신청서 제출

북한에 억류돼 고문을 받은 끝에 2017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사망 당시 22세)의 부모 신디·프레드 웜비어씨가 북한을 상대로 ‘복수’를 이어 가고 있다. 오는 19일 웜비어의 9주기를 앞두고 최근 웜비어 부부는 JP 모건 체이스 은행에 동결된 북한 관련 자산 1713만달러(약 260억원)를 자신들에게 지급해달라는 신청서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웜비어 부부는 2018년 미 법원에서 ‘북한이 5억달러를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온 뒤 북한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돈을 받아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웜비어 부부가 지급을 요청한 자산은 파키스탄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1936~2021) 박사와 관련된 것이다. 이슬람권 최초 비공인 핵보유국 파키스탄의 핵 개발을 이끈 칸 박사는 북한을 비롯해 이란·리비아 등에도 핵 기술과 관련 장비를 이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정부는 칸과 관련된 네트워크를 불법 핵 확산 조직으로 규정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제재를 부과해 왔다. 체이스 은행에 칸 네트워크 자금 1000만달러가 동결됐고, 이자가 붙으면서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웜비어 부부는 이를 북한 연계 자산으로 보고 배상 판결에 따른 지급을 요청한 것이다.
웜비어 부부는 2019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사람을 잘못 골랐다”면서 “죽는 순간까지 악랄한 당신 정권과 싸울 것”이라고 했었다. 그해 미 의회는 ‘오토 웜비어 북핵 제재 강화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켜 북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자금은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제3자의 자금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웜비어 부부는 2019년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반하다 인도네시아에 억류된 화물선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해 선박 매각 대금 일부를 건네받았다. 2023년엔 북한 고려항공이 러시아 극동은행을 통해 미 은행에 예치했던 220만달러를 회수했다. 북한의 새 자금원으로 지목받는 가상 화폐 계좌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때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웜비어 일가에 “호되게 걸렸다”는 얘기도 나왔다.
웜비어는 2015년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정치 선전물을 손상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17개월간 억류됐다. 억류 기간 심한 고문을 받고 2017년 6월 13일 의식불명 상태에서 미국으로 송환돼 엿새 후인 6월 19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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