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에 돈이 없으시네요”…젠슨 황, 지폐에 ‘사인’했는데 한국서 따라 하면 처벌될까

“지갑에 돈이 없으시네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 팬의 지갑에 사인을 하며 던진 농담이 화제다. 특히 황 CEO가 직접 지폐에 사인을 해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똑같이 하면 처벌받을까”라는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 봉황위시 등 중화권 매체들은 황 CEO가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행사장에서 팬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지갑 사인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한 팬은 황 CEO에게 자신의 지갑에 사인을 요청했다. 지갑을 받아든 황 CEO는 지갑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본 뒤 “돈이 없으시네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사인을 마친 황 CEO는 주변을 향해 웃으며 “숙녀분들, 이 분은 지갑에 돈이 하나도 없네요”라며 “부자 남편을 찾는다면 여기는 보지 마세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후 황 CEO는 행사 도우미로 참여한 여성들에게 자신의 지갑에서 꺼낸 1000대만달러(약 4만9000원) 지폐에 직접 사인을 한 뒤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의 사인은 단순한 기념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인공지능(AI) 열풍과 함께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기업으로 올라서면서 황 CEO 역시 세계적인 스타 경영인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 CEO의 사인이 담긴 물건은 중고 거래 시장이나 경매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지폐에 사인을 하거나 낙서를 하면 처벌 대상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폐에 낙서를 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 실제 한국은행법 제53조는 화폐를 손상하거나 녹이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는 동전(주화)을 대상으로 한 규정이다. 즉, 지폐(은행권) 훼손을 직접 처벌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낙서나 일부 훼손이 발생한 지폐는 한국은행에서 일정 기준에 따라 새 돈으로 교환을 받을 수 있다. 남아 있는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남은 면적이 5분의 2 미만이면 무효 처리된다.
다만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해도 지폐를 마음대로 훼손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한국은행은 화폐가 공공재 성격을 갖는 만큼 깨끗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낙서나 훼손이 심한 지폐는 손상화폐로 분류돼 유통 과정에서 거부당하는 등 불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환수 후 폐기된 손상화폐 규모는 총 2조8404억원에 달했다. 3억6401만 장에 이르는 엄청난 양이다.
종류별로는 만원권과 1000원권을 중심으로 한 지폐가 2억9518만 장, 금액 기준 2조8286억원어치 폐기됐다. 동전은 6882만 개, 118억원 규모가 폐기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를 모두 이어 붙이면 총 길이는 약 4만4043㎞로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넘게 돌 수 있는 수준이다. 이를 수직으로 쌓으면 높이는 에베레스트산의 약 17배인 14만7017m에 달한다.
다만 손상화폐 규모는 전년(4억7489만 장)보다 23.3%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현금 사용 감소 추세가 손상화폐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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