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다 지나간다, 같이 살자"…러닝 크루 '암시롱' 이야기

정희윤 기자 2026. 6. 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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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암 투병'을 흔히 '고독한 마라톤'에 비유하곤 합니다. 치료가 끝나도 오래 관리해야 하는데 이 외로운 싸움을 함께 하며 같이 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 둘 셋]

이 모습 사진으로도 남깁니다.

매 순간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5년 전 40살 되던 해에 유방암 판정을 받았던 김경미 씨, 병원 치료 뒤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더 이상 혼자 뛰기 싫어 '러닝 크루'를 만들었습니다.

[김경미/'암시롱 롱런' 크루장·유방암 환우 : 암이 싫다는 의미도 될 것 같고 (사투리로) 아무렇지 않다는 의미도 될 것 같은데 뭘 하든 오래 길게 이어 가보자, 그런 의미를 담아봤어요.]

그런 의미를 담아 이름은 '암시롱 롱런'입니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김경미/'암시롱 롱런' 크루장·유방암 환우 : 정말 우린 따로 또 같이, 맞아.]

[박정순/'암시롱 롱런' 크루 : 넷이 같이하지 않아도 각자 따로 자기 할 운동을 하고…]

뛰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중요할 뿐입니다.

[김경미/'암시롱 롱런' 크루장·유방암 환우 : 원래 저희 애들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학부모예요. 계속 연을 이어오면서 지금 애들이 중 2가 됐어요.]

한 때 김경미 씨는 건강했습니다.

육아와 직장일을 병행했고 출근 전엔 수영, 퇴근 뒤엔 달리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김경미/'암시롱 롱런' 크루장·유방암 환우 : 항암을 하면서 한 번 나가려고 하면 가발 쓰고 얼굴에 뭘 색칠을 하고 있는데 아무리 그려도 눈 (화장)이 안 그려지는 거예요. 그냥 주저앉게 되긴 했어요.]

그런 김 씨를 보는 주변 사람들은 함께 아팠습니다.

[노설화/'암시롱 롱런' 크루 : 그런 사람이 아닌데 집에만 박혀있고 안 나오고. 제 남편보다 여기가 더 애틋한 거예요. 꽃 선물 많이 하고 케이크 같은 거 (문 앞에) 걸어놓고 오고…]

수술이 잘 끝나고 암세포를 떼어냈지만 예전 김 씨 모습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김경미/'암시롱 롱런' 크루장·유방암 환우 :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갑자기 그렇게 오더라고요. 먹는 것도 재미가 없어지는 시기가 와버렸더라고요.]

그때 오가던 병원에서 암 환자가 포함된 '운동 크루'를 만들면 지원한다는 안내를 봤습니다.

그러면서 시작했습니다.

[이현종/'암시롱 롱런' 크루 : 친구가 같이하자고 해서 저희는 더 이렇게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었어요.]

학부형이자 친구로서 8년, 이제 크루로서 8개월 차가 됐습니다.

아픈 시간도, 살아갈 날도 함께 하게 됐습니다.

[김경미/'암시롱 롱런' 크루장·유방암 환우 : 서로의 건강 상태는 이제 거의 공유를 하는 것 같아요. (현종 씨) 발가락 다쳤을 때도 다 같이 병원에 출동해서 모시고 오고…]

지난달 처음으로 10km 마라톤을 함께 뛰었습니다.

[김경미/'암시롱 롱런' 크루장·유방암 환우 : 저희 둘 이렇게 완주했어요. 정말 눈물 나더라고요.]

아직 살아볼 만한 세상입니다.

[김경미/'암시롱 롱런' 크루장·유방암 환우 : 다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 뭐. 까짓거 같이 살자.]

건강한 우리를 위한 연대와 여정은 계속됩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광준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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