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시장군수 선거는 ‘쩐의 전쟁터’였다…이제는 ‘뒷감당의 시간’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6. 6. 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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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지방선거] ‘현대판 고무신 선거’…공약인가 백지수표인가
지자체 재정현실은 뒷전…‘지르기식’ 공약(空約) 위험성 약속 남발
“당선되고 보자”…후보 간 정책 차이 없어 지방선거 ‘구태’ 여전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 논란은 공약 베끼기와 재정 확보 방안이 빠진 '장밋빛 공약' 남발이었다. 하지만 자칫 '공약'(空約) 남발로 유권자들의 냉소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특히 후보 간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진 지역 후보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앞 다퉈 '현금성 공약'을 쏟아냈다.

농어촌기본소득과 민생지원금 등 겉 포장지만 다를 뿐 선거 직전 현금 나눠주기는 현대판 '고무신 선거'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고무신이 상품권이 됐다'는 말이 회자됐다. 1960~70년대 선거철이면 후보자 측에서 유권자에게 고무신과 막걸리를 돌렸다. 투표소에 나와 달라는 작은 뇌물이었다. 

그런데 이 잘못된 금권 관행의 산물인 고무신이 지금은 다른 대체물, 즉 현금 또는 그 가치에 준하는 지역상품권 등으로 둔갑해 유권자에게 살포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때의 고무신이 후보자 개인 돈이었다면 지금의 상품권은 주민의 혈세라는 점이다. 

일부 후보들은 지자체 곳간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 후보보다 많은 '현금 지원'을 약속하면서 유권자들을 현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 후보를 의식한 듯 지원금 올리기 경쟁을 한 것이다. 후보 사이에 정책에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표에 도움이 될 만한 현금 공약을 무분별하게 채택하다 보니 일어난 일이다. 

문제는 대부분 공약이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 없이 제시되다 보니, 선심성 지출이 반복될수록 지자체 재정 건전성 악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주민 부담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후보들 스스로도 '재정 기반 약화·인구 소멸·공동체 황폐화 등 구조적 위기'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그 위기 앞에서 내놓는 답이 '현금 지급' 경쟁이다. 이번 선거에서 전남지역 많은 기초단체장들이 크고 작은 현금성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이제는 '뒷감당의 시간'이다.

지난 5월 25일 오후, 완도군 읍내 가로변에 완도군수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우홍섭, 무소속 김신 후보의 농어촌기본소득 지급 공약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붕어빵' 공약 경쟁…"이름 가리면 누구건지 몰라"

우선 기초단체장 후보의 상대 공약 '베끼기'가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정책 차이가 없는 선거판이다 보니 "이름과 정당, 기호 가리고 보면 누구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대표적으로 전남 완도군수 선거전에서는 '20만원 기본소득' 공약 베끼기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더불어민주당 우홍섭 군수 후보는 무소속 김신 후보를 향해 "완도형 기본소득 전 군민 20만 원 공약을 그대로 베꼈다"며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우홍섭 후보가 정부가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본인의 독자적인 공약인 것처럼 홍보하면서 군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광주 동구청장 선거와 화순군수 선거에선 막판 '광주∼화순 철도' 연결 공약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광주동구청장과 화순군수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와 조국혁신당·무소속 후보가 짝지어 공방전을 펼치면서다. 

조국혁신당 김성환 광주 동구청장 후보와 무소속 김회수 화순군수 후보는 지난 1일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도시철도 1호선 용산 차량기지를 화순으로 이전한 뒤 해당 부지 개발 수익을 활용해 광주 동구 내남동~선교동(지원동 일대)과 화순을 연결하는 약 9㎞ 규모의 철도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러자 민주당 임택 동구청장 후보와 같은 당 임지락 화순군수 후보는 이날 곧바로 공동 입장문을 내고 "기존 논의의 재포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두 후보는 "광주·화순 철도 연결은 이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의 특례 조항에 반영돼 있는 내용"이라며 "이미 공론화되고 추진 방향이 제시된 사업을 마치 새롭게 발굴한 정책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선거용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김회수 후보는 "이번 공약의 핵심은 광주~화순 철도 연결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용산 차량기지 이전과 부지 개발 수익을 활용한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이라고 반박했다.

앞다퉈  선거용 현금성 공약 남발 논란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진 지역 후보들은 '현금 공세'로 표심을 흔들었다. 한빛원전으로부터 상생협력금을 받고 있어 예산 운용의 폭이 넓은 전남 영광서는 현금성 지원 공약 전쟁이 불붙었다. 

재선 도전에 나선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4년간 에너지기본소득 260만 원과 농촌기본소득 270만 원 등 530만 원, 이석하 진보당 후보는 농어촌기본소득 연간 240만 원 등 4년간 960만 원, 김한균 무소속 후보는 4년간 원전 상생협력금 400만 원 지원을 각각 공약으로 내놓았다. 오기원 무소속 후보는 군민 1인당 연간 1200만 원, 4년간 4800만 원 지원을 약속했다.

영광군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이후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했고, 2024년 군수 재선거 이후에는 지난해 말 전남형기본소득이 추진돼 군비 156억 원까지 합하면 군의 1년 예산 7000억 원 중 약 680억 원이 현금으로 지급됐다.  

인구 3만 명이 무너진 함평도 경쟁이 치열했다. 이남오 민주당 함평군수 후보(당선인)는 1인당 100만 원의 민생경제회복지원금 공약에 이어 연간 180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과 영농형 태양광 연금 도입도 제시했다. 그러자 이윤행 조국혁신당 후보는 민생경제회복지원금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하며 대신 농어민수당 연간 140만 원을 제시했다.

완도군수 선거의 경우 우 후보가 '완도형 기본소득' 명목으로 전 군민에게 매월 20만원 지급을 약속했고, 뒤질세라 김 후보도 '농어촌기본소득' 사업 추진으로 매월, 같은 금액을 지급을 공약했다. 무소속 강진원 강진군수 후보는 당선되면 에너지기본소득으로 가구당 204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장흥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김성 후보와 조국혁신당 사순문 후보 모두 주민 대상 재정지원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올 하반기 민생회복지원금 30만원과 기본소득 시범지역 선정을 통한 180만원을, 사 후보는 연 120만원 규모의 기본소득과 월 15만의 청년미래수당 등 전 가구에 안정적인 소득기반 마련을 각각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햇빛연금의 모범사례'로 언급한 신안군에서는 박우량 민주당 신안군수 후보가 매달 50만 원의 신재생에너지 기본소득 추진을 약속했다. 이에 맞서는 김태성 조국혁신당 후보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와 현행 농어민 공익수당 적시 지급을 강조하고 현금성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

선거 전에 미리 지급한 지역도 있다. 순천시는 지난 4월 정부 지원금과 별도로 모든 시민에게 1인당 15만원의 민생회복 지원금을 순천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다. 노관규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민주당, 진보당 등 후보와 격돌했다.

나주시장 선거 본선에서 맞붙은 민주당 윤병태 후보(당선인)는 시민 1인당 2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조국혁신당 김덕수 후보는 연간 1인당 50만 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나주시내 가로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제가 더 드릴게요"…경매 입찰하듯 올리기 경쟁 

광양시장 선거에서는 지원금 규모를 두고 후보자간 공방이 벌어졌다. 무소속 박성현 후보가 30만 원 상당의 민생지원금 지원 공약을 내놓자 정인화 민주당 후보는 40만 원 상당의 지원금 공약으로 맞불을 놨다. 박 후보는 "제 민생지원금 공약을 맹비난하던 정 후보가 갑자기 지원금 공약을 제시했다"며 "내가 하면 민생이고 남이 하면 포퓰리즘이냐"고 힐난했다.

나주시장 선거판에선 2배, 3배, 5배의 널뛰기 현금 공약이 등장했다. 경선과 본선에서 맞붙은 후보들마다 경매장에서 입찰 경쟁이라도 하듯 소위 '살붙이기' 식으로 지원 금액을 올려서 제시한 것이다. 지난 4월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윤병태 후보(당선인)가 시민 1인당 20만 원, 총 234억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약속했다. 그러자 당내 경선 상대였던 이재태 후보도 1인당 30만 원(총 351억 원)의 '에너지 긴급 민생지원금'을 내걸었다. 

본선에서 맞붙은 김덕수 후보(조국혁신당)는 선거일을 10여일 앞두고 올해 추석 20만 원, 내년 설 30만 원 등 연간 1인당 50만 원(총 586억 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불과 몇개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상황이 엇비슷했다. 이번 시장군수 선거가 이른바 '쩐의 전쟁터'였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지원금 경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첫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 선거전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김대중 후보는 기존 연간 120만 원 규모 학생교육수당을 토대로 전남광주특별시 예산을 기반으로 한 1조5000억 원 규모 장학금 조성을 내세우며 현금성 복지에서 장학금으로 확대했다. 이정선 후보는 '우리아이 1000드림 펀드'로 중1 입학 때부터 고3 졸업 때까지 1000만 원 펀드 조성과 연간 120만 원을 지원하는 '꿈드리미' 공약을 제시했다. 전교조 전남지부장 출신인 장관호 후보도 고3까지 학생 1인당 연간 120만 원의 기본교육수당 공약을 내놨다.

지원금 공약 현실화 '도마 위' 

문제는 재원 마련 방안이다. 이른바 민생지원금 지급 경쟁의 시발점이 된 농어촌기본소득은 국비 40%, 도비30%, 군비 30%이지만 민생지원금은 100% 지자체 예산이다. 전남은 대부분 자체 재정 기반이 취약한 전형적인 농촌형 기초자치단체로 재정자립도(10% 내외)가 낮고 국·도비 의존도가 높다. 

실제 지방교부세와 중앙정부 지원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내세운 대규모 현금성 지원 정책을 추진할 경우 군 재정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정자립도란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돈(지방세+세외수입)의 비율이다. 

실제 완도군 인구 4만4000명에게 매달 20만원씩 주려면 연간 무려 504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 완도군의 2025년 본예산은 6214억 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3.7%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완도군의 현재 완도군의 재정자립도(2025년 기준)는 6.4% 수준에 불과하다. 

총 6000억 원 예산 가운데 완도군이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돈은 약 230억 원뿐이다. 나머지 94%는 중앙정부의 국비·교부세·보조금에 의존한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융통할 수 있는 자주재원은 397억 원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정부 농어촌기본소득시범사업(월 15만 원 매칭 구조)에 참여하더라도 매년 약 239억 원의 군비가 묶이게 되는 구조다.

하물며 후보들이 내세운 '월 20만 원 전면 지급'을 완도군 인구(약 4만4000명) 전체에 적용하면, 연간 무려 504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이 소요된다. 이는 완도가 한해 동안 스스로 벌어들이는 돈을 단 한 번의 현금 지원에 쏟아 붓고도 270여억 원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나마 빛가람공동혁신도시 공공기관을 품고 있어 사정이 나은 편인 나주시의 경우 올해 본예산은 1조107억 원이다. 전년보다 7.6%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이지만 재정자립도는 2025년 기준 16.21%에 불과하다. 1조원 예산 중 나주시가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돈은 약 1600억 원뿐이다. 

나머지 84%는 중앙정부의 국비·교부세·보조금에 의존한다. 이 구조에서 혁신당 김 후보가 약속한 586억 원은 나주시 자체 세입의 36.6%에 해당한다. 나주가 1년 동안 스스로 벌어들이는 돈의 3분의 1이상을 단 한 번의 현금 지원에 쏟아 붓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윤 후보의 234억도 자체 세입의 14.6%에 해당한다. 

5월 30일 완도읍 오일시장 합동유세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복 전량 수매하고 섬 연도교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우홍섭 후보 측 제공

압권은 완도의 '전복 4000톤 공공수매' 공약이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합동유세 현장에서 제시된 이 공약은 어가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단순 계산만으로도 약 900억 원 규모의 재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복 수매 비용 약 800억 원, 전국 배송 물류비 약 100억 원 등 총 900억 원에 달하는 사업 규모다. 완도군의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단일 사업으로는 상당한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현금 공세가 그다지 '싫지 않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일색이던 선거판에 경쟁이 붙으니 생기는 게 있다"는 민심도 읽혔다. 하지만 '선거에서 이기려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한다'라는 지적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는 견해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심성 공약으로 낭비된 예산은 여타 필수 지출을 깎을 뿐 아니라 지방채 확대와 미래세대 부담 전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표심을 겨냥한 공약이 지자체의 중장기 재정 부담을 키우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 셈이다. 결국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 없는 지출식 공약 경쟁은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민수 함평군 번영회장은 "정부 공식 시스템(지방재정365)에 등록된 함평군의 1년 순수 살림돈(지방세 및 세외수입)은 약 521억 원에 불과하다"며 "선거에서 표를 얻겠다고 살림돈을 첫해에 현금으로 다 뿌려버리면, 정작 대기업 공장을 유치하고 미래 사업을 시작해야 할 첫해에 보탤 돈이 단 1원도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원금은 좋은데 재원은 '글쎄'…실현 가능성보다 표심 겨냥? 

후보들은 하나같이 재원 조달 방안으로 불용예산 활용과 세출예산 구조조정, '정부추경+보통교부세+자체 추경' 등을 제시한다. 이남호 함평군수 후보(당선인)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 여론에 대해 "민생경제 지원금은 무리한 채무나 재정 파탄을 전제로 한 정책이 아니다"며 "불용예산 활용과 예산 구조조정, 국비 및 광역재원 확보를 통해 충분히 추진 가능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과감한 민생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주민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은 단순히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지역 내 소비로 이어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을 늘리고 지역경제 선순환을 만드는 경제정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공약'이 아니라 거의 '기우제'에 가깝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앙정부 추경은 국회와 기획재정부가 결정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선된다고 해서 국비를 임의로 가져올 수 없는 구조다. 더구나 지방재정은 최근 수년간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로 악화일로에 있다. 국세 대비 낮은 지방세 비율은 중앙정부 의존도를 높이고, 지방교부세율은 20년째 내국세의 19.24%로 고정돼 있는 실정이다. 

물론 단발성 일회성 지급은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4년 임기 내내 월 20만원 기본소득이 가능하냐는 부분이다. 일선 시군 재정 여건상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현금성 지원을 반복적으로 시행하기 어렵고 결국 다른 지역개발 사업이나 복지·농업 예산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현 가능성은 외면한 채 일단 '지르고 보자' 식의 포퓰리즘은 선거가 끝난 후 주민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안겨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역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지원금 자체보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까닭이다.

지방재정 한 전문가는 "현재 전남지역 기초자치단체 재정자립도는 약 10% 안팎 수준으로 자체 세입보다 중앙정부 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구조다"며 "재원 대책 없는 현금 살포 공약은 결국 지방재정 파탄과 주민 부담 가중으로 귀결돼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성 지원은 단기 소비효과는 거둘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소비 진작과 지역 상권 회복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책경쟁 불가능한 선거 구조가 근본 원인"

익명을 요구한 전남의 지자체 관계자도 "오죽했으면 정부의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신청조차 못했겠는가. 현재의 군 재정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군민 대상 기본소득 추진이나 지원금 공약을 쉽게 꺼내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 없이 추진할 경우 향후 군 재정 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의 진단이다. "일부 후보들이 일단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구체적인 조달 방식이나 실현 가능성을 담보하지 않은 현금 살포 등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타당성 검증이 소홀한 틈을 타 이런 정보가 유권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아무 공약이나 내세워도 문제가 되지 않는 구조였다." 그의 이어진 말이다. 

"이 같은 '공약'(空約)의 위험성이 있는 약속 남발은 깊이 있는 정책경쟁이 불가능한 선거 구조에 근본 원인이 있다. 지역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시스템이 평소 작동되지 않다가 선거철이 돼야 이벤트식으로 거론되다보니 실현 가능성보다는 유권자 관심 끌기식의 공약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정책이 후보자 평가의 기준이 되지 않으니 '일단 약속하고 보자'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결국 주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각 당선인들은 공약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향후 책임은 어떻게 질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한다. 주민들 역시 후보자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철저히 감시·견제하는 철저한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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