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자컴 초고속 메모리 시연…빅데이터 난제 푸나

박시진 기자 2026. 6. 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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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향후 5년간 미래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포한 양자컴퓨터용 초고속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양자컴퓨터의 고질적 난제였던 '데이터 읽기 병목현상'을 실험적 수준에서 해결할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양자메모리는 큐비트 자체를 저장하는 기능이지만 QRAM은 일반 컴퓨터에 있는 0과 1 형태의 데이터를 양자컴퓨터가 양자 방식(중첩 상태)으로 읽어오기 위해 한꺼번에 불러오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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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QRAM 구현…美에 도전장
양자컴퓨터 속도 높이는 핵심 부품
신약개발·사기 탐지 등 실용화 물꼬
정부 지원 업고 선두 美 바짝 추격
정확도 아직 부족…상용화까진 먼 길

중국이 향후 5년간 미래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포한 양자컴퓨터용 초고속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양자컴퓨터의 고질적 난제였던 ‘데이터 읽기 병목현상’을 실험적 수준에서 해결할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이로써 신약 개발, 금융사기 탐지 등 빅테이터 응용 분야 실용화의 핵심 난제 중 하나를 해결하는 첫걸음을 뗐다. 중국이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차세대 핵심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저장대가 이끄는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3월호에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에 ‘양자 랜덤 액세스 메모리(QRAM)’ 구조를 구현했다”는 논문을 게재했다. QRAM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데이터에 효율적으로 접근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다수의 양자 알고리즘이 ‘양자 속도’를 내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다만 QRAM은 양자메모리와는 다른 개념이다. 양자메모리는 큐비트 자체를 저장하는 기능이지만 QRAM은 일반 컴퓨터에 있는 0과 1 형태의 데이터를 양자컴퓨터가 양자 방식(중첩 상태)으로 읽어오기 위해 한꺼번에 불러오는 기술이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표현하는 큐비트를 활용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불가능한 속도로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다. 특정 조건에서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연산 능력이 뛰어나 신약 개발과 암호 해독, 신소재 탐색 등 차세대 산업 혁신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일반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할 경우 아무리 빠른 양자컴퓨터라도 속도가 떨어진다. 그동안 QRAM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이어졌지만 실제 실험 구현은 처음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루리창 저장대 컴퓨터과학기술대학 조교수는 관영 과학기술일보와의 5월 인터뷰에서 “초전도 양자칩에서 4·8비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QRAM 시제품을 처음으로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며 “QRAM이 여러 데이터 입력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QRAM 개발 시연에 성공한 것은 산업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재 미국이 핵심 양자 연구 분야에서 여전히 선두권이지만 중국은 중앙집중식 산업 전략을 앞세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올 3월 발표한 제15차 5개년계획에서 양자기술을 7대 미래 산업 중 하나로 지정하며 국가 핵심 과제로 격상시켰다. 이에 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21일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근거로 IBM 등 양자컴퓨팅 기업 9곳에 총 20억 1300만 달러(약 3조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신약 개발 분야에서 수억 건에 달하는 화학 데이터베이스에서 분자의 위상 특성을 빠르게 추출해 신약 개발 주기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방대한 거래 기록을 분석해 사기 행위를 탐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분야에서도 자연어 처리와 이미지 인식 등 대규모 빅데이터 과제에서 양자 AI의 처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QRAM의 실제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8비트 시연은 사실상 개념 증명의 수준이라 신약 개발이나 금융사기 탐지 등에 활용되려면 수백만~수억 비트 처리가 가능해야 한다. 정확도도 현재 60% 수준에서 99% 이상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그 외에도 오류 정정, 큐비트 확장, 실온 구동 등 풀어야 할 난제가 남아 있다. 특히 QRAM은 양자컴퓨터 생태계의 여러 층위 중 하나인 인터페이스 차원의 연구에 불과하다. IBM이 주도하는 하드웨어는 물론 알고리즘과 응용 단계까지 이어가려면 최소 10년이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루 조교수는 “현재 양자 알고리즘은 이론적으로는 인상적이나 양자컴퓨터에서 구동하려면 방대한 일반 데이터에 효율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QRAM이 없다면 많은 응용 분야는 순수 이론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연구기관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양자기술 시장 규모는 약 80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중국 비중은 약 25% 수준이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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