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 다 빠져나가게 생겼다"…초강력 통제 나선 中

김은정 2026. 6. 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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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외투자 빗장'
美 초대형 IPO 자금유출 막는다
신규 계좌개설 전면 금지
홍콩 금융시장도 타격
작년 해외로 1.4조달러 빠져나가
中 당국, 무허가 금융 단속 핑계
스페이스X·앤스로픽 상장 앞두고
해외거래 계좌 신규 매수도 차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유례없는 수준의 초강력 자본 통제에 나섰다. 스페이스X, 앤스로픽 등 미국 기술 기업의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임박하자 민간 자본이 미국 증시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 유동성을 자국 증시와 첨단산업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해외 주식 투자 통로 막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해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중국 본토에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계좌를 개설해주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기존 투자자에게는 2년간 유예 기간을 두는 대신 이 기간 신규 매수와 투자금 추가 입금은 금지하기로 했다. 보유 자산을 매도하거나 계좌 내 자금을 인출하는 것만 허용된다.

푸투홀딩스, 타이거브로커스 등 홍콩과 싱가포르 기반 금융회사의 중국 내 해외증권 영업행위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을 사전 고지했다. 이들 금융회사가 중국 당국 허가 없이 중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증권 거래 마케팅, 계좌 개설, 펀드 판매, 선물 중개 등 증권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서 해외 시장에 투자하려면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가 설립한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국 나스닥지수 또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간접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 일본 등지에 상장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많은 중국 개인투자자는 홍콩과 해외 인터넷 증권사 모바일 앱으로 미국 증시에 투자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무허가 경로 등을 통해 중국에서 빠져나간 단기성 자금이 2006년 후 최대인 1조400억달러(약 160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이롭게 하면 안 돼”

이 같은 조치의 명분으로 중국 정부는 투자자 보호를 내세웠다. 해외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계좌 개설과 거래가 본토 규제 바깥에서 이뤄져 분쟁 처리, 자금세탁 방지, 개인정보 보호가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제로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스페이스X 등에 중국 개인투자자가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가 있다. 스페이스X의 주요 사업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널리 사용된 우주 인터넷 망인 스타링크다. 로켓 발사까지 방위산업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하반기 IPO를 앞둔 앤스로픽은 딥시크 등 중국 인공지능(AI) 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중국 개인투자자 자금이 미국 주요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배경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엄격한 자본 통제의 일환이기도 하다. 중국 국무원은 다음달 1일부터 중국 내 기업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도 자본 통제 관리 대상에 넣기로 했다. 해외로 나가는 자본과 기술, 데이터, 인력 흐름을 국가안보와 산업 전략 관점에서 더 촘촘히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관련 대책에서는 AI 등 민감 기술 분야에 대한 중국 투자자의 해외 투자와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는 틀도 마련했다.

홍콩 금융시장도 즉각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HSBC, 스탠다드차타드, 푸르덴셜 등 중국 내 사업 비중이 큰 금융주가 각국 증시에서 급락했다. 중국 본토 고객의 홍콩 역외계좌 개설과 투자계좌 입금 절차가 더 엄격해지면 홍콩 은행과 보험사의 본토 고객 기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본토 자금이 미국 전략산업의 유동성 공급원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며 “장기화하는 부동산 시장 둔화, 내수 부진, 위안화 가치 변동 속에서 가계와 민간 자금이 해외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막고, 자국 기술 자립화에 본토 자금이 유입되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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