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고맙다, 이틀간 2500만원 벌었네”…부정선거 탑승한 유튜버들
3·4일 이틀간 2500만원 수익
평소 벌이보다 300% 늘어나
음모론 확산 극단적 발언 경쟁
![5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2투표소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 조치한 뒤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되고 있다. 이 투표소에서는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고, 투표함이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5/mk/20260605183903240zewy.jpg)
“이번 선거는 ‘6·3 부정선거’라 불러야 한다. 이념 문제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의 대립이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후원금 특수를 누리다 침체기를 맞았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1년여 만에 다시 대목을 맞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어이없는 선거 운영이 진영 논리와 음모론에 기대 수익을 도모하는 정치 유튜버들에게 멍석을 깔아줬다는 지적이다.
5일 유튜브 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 인근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한 상위 10개 채널은 지난 3일과 4일 각각 689만원과 1813만원을 벌어들였다. 지난 5월 이들 채널이 거둔 슈퍼챗 수익이 일평균 311만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평소보다 훨씬 많은 돈을 이틀간 쓸어 담은 셈이다.
잠실7동 제2투표소 현장 생중계로 가장 많은 돈을 번 구독자 26만명 규모의 A채널의 경우, 지난 이틀간 슈퍼챗 수익으로 663만원을 벌었다. 지난 5월 한 달간 A채널은 약 1500만원의 슈퍼챗 수익을 기록했는데, 이틀 만에 한 달치 수익의 45%를 달성했다.
보수 성향 정치 유튜버들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후원금이 급증하는 특수를 누렸지만, 관련 정국이 일단락된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가라앉았던 부정선거 콘텐츠의 불씨를 되살리는 기폭제가 됐다.

이날 오전 경찰이 잠실7동 투표소에서 투표함을 반출하고 철수하자, 시위대와 유튜버들은 투표소인 경로당을 드나들며 부정선거 증거를 찾기 바빴다. 이들이 제기한 음모론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서울 강동구 거주민 김 모씨(22)는 “더 많은 사람이 부정선거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왔다”며 “지난 대선만 봐도 사전투표와 본투표 개표 결과에서 후보마다 득표율이 달랐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왔다는 60대 홍 모씨도 “이번 사태는 선관위의 무능력이 아닌 의도가 담긴 행위”라고 말했다.
당초 투표용지 부족에 대한 분노로 시위에 참여한 잠실동 주민들도 음모론에 손쉽게 노출됐다. 투표소 인근 거주민 강 모씨(66)는 “주민들은 몹시 분노한 상태”라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부정선거와 확실히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튜버를 비롯한 시위대가 투표소를 사흘째 점거하면서 일부 주민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해당 아파트 거주민 허 모씨(46)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함께 분노했지만, 아파트 내 시위가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며 “유튜버들이 좌표를 찍고 단지로 사람들을 동원하면서 소란이 커져 투표날 밤에는 경찰에 민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2박 3일 봉쇄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대한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5일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5/mk/20260605183905934nqun.jpg)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튜버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갈등을 부추겨 자신들의 활동 지대를 추구하고 있다”며 “정치인들은 이를 진영 갈등으로 더 부추길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위 현장에 나타난 생계형 유튜버처럼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자양분 삼아서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이익을 취득하고 있다”며 “현장에 있던 주민들도 부정선거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대학 총학생회들은 진상 규명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 중이다.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지난 4일 밤 ‘선관위의 참정권 침해를 규탄한다’와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선관위의 해명과 진상 규명, 관련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어 5일 오전에는 성균관대, 서강대, 가천대 총학생회 등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명문을 게시했다.
총학생회가 없는 대학들도 입을 모아 이번 사태를 규탄했다.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운영위원회(연운위)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선관위는 지난한 투쟁 끝에 쟁취한 민주주의를 보호할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자신들이 지고 있는 책무의 무거움을 추호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도 ‘멈춰 선 투표소, 흔들린 신뢰’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국회와 선관위의 사태 진상 규명 및 공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의 즉각 사퇴 △참정권 보장을 위한 국회와 정부의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대 연운위는 “이번 사태를 근거로 그간의 선거 결과와 민주적 선거 체제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재묵 교수는 “민주화 이후 태어난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체감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제도는 선거”라며 “참정권의 침해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여기고 조직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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