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청약에 수조원 美로…1550원 코앞 환율에 기름 붓나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에 나서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 수급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국내 증시에서 수백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매도 규모 등을 고려하면 수조원의 자금이 유출되더라도 환율 변동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전문·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나서면서 수조원 규모의 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5억달러(약 7679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상 모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페이스X 청약 최소 참여금액은 10만달러(약 1억5363억원), 최고 300만달러(약 46억원)다. 청약 증거금은 외화로 받기 때문에 청약 신청자가 늘어날수록 환전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날 하루에만 1000명이 넘는 투자자가 청약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집금액이 7600억원 수준이라고 가정해도 증거금으로는 수조원의 자금이 스페이스X 청약에 흘러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1550원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스페이스X 청약 수요가 환율 변동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환율의 변동성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청약 관련 조단위 자금이 움직이고, 청약뿐 아니라 우주 관련 미국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수요 등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다른 달에 비해 달러 수급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지금처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주요 요인을 스페이스X 상장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한달 동안 움직인 금액이 약 650조원이고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도 3800억달러(약 585조원) 정도로 하루에만 100억~200억달러(약 15조~30조원) 규모가 움직인다"며 "스페이스X 청약으로 2조~4조원이 왔다 갔다 한다고 보더라도 환율 추세를 바꾸거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루 거래량이 100억~20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스페이스X 청약에 2조~4조원이 움직여 10~20% 정도가 더해지더라도 단기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인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란 해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청약 일정을 4일간 나눠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전 수요를 분산해 환율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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