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 노태악 선관위원장, 무의미한 사의…정치권 “시스템 갈아야”
2022년부터 수차례 사과했으나 사퇴는 거부
정치권 “법관이 위원장 맡는 시스템 갈아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사실상 임기를 넘겼다는 점에서 무의미한 사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과천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통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중앙선관위원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허철훈 사무총장은 사무처의 수장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노 위원장은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정권이라는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침해하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투표 참여로 보여주신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손상시켰다”면서 “(이번 사건이)선거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중앙선관위원장으로 참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습니다.
전원 외부위원으로 구성되는 진상규명위를 설치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과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노 위원장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가능한 신속하게 진상규명위를 설치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점, 대응 과정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 등을 마련해 모든 결과를 소상히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등 이번 사태에 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확인하는 모든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결코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노 위원장이 사의로 책임을 다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치권 등에서는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앞서 노 위원장은 과거에도 선관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며 수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22년 5월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으로 노정희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이 사퇴하며 선관위원장직에 올랐으나, 다음해인 2023년 5월에는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터지면서 사과했다.
하지만 다시 직무감찰 등에 따라 다수의 특혜 채용 사례가 적발돼 지난해 3월 또 한 차례 사과했고, 2025년 치른 제21대 대선에서는 사전투표 용지 반출 등 선관위의 관리 부실 논란이 일며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여러차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끝내 거취 문제에서 대해서는 사퇴하지 않고 버텼고, 지난3월 6년간의 대법관 임기를 끝내면서도 중앙선관위원장은 지방선거까지 유임했다. 이미 임기를 넘긴 상태에서 사의로 책임을 지겠다는 설명을 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아예 법관들일 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 시스템을 갈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법관들이 선관위를 관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성역이 돼, 이 부분부터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제도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나 지방선거관리위원장을 법관들이 하게 돼 있는 구조인데, 이 경우 예를들어 선거무효소송을 할 경우엔 법관들이 자신들이 위원장인 기관에 대해 판결하게 되는 기형적 구조가 될 여지가 크다”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처럼 분리해 한 기관에선 의결만 하도록 접근하는 방식이 오히려 실무적으로는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5/dt/20260605181740065tmmp.png)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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