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뺏긴 태양광 되찾을까···한화큐셀·HD현대 '꿈의 태양전지' 탠덤셀 승산은

김성하 기자 2026. 6. 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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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덤셀 시장, 2033년 '약 70배' 급성장 전망
韓 기술적 우위에도 물량 공세 압박에 우려
특허 지형은 이미 中에 크게 기울어져 있어
"실리콘셀 반복 안하려면 상용화 가속 해야"
국내 태양광 업계가 차세대 '탠덤셀' 시장 선점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챗GPT 생성 이미지

국내 태양광 업계가 차세대 '탠덤셀' 시장 선점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중국이 기존 실리콘셀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데 이어 탠덤셀 기술에서도 추격 속도를 빠르게 높이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타이밍을 놓치면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탠덤셀 시장은 본격적인 개화기를 앞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지난해 4억6400만 달러에 그친 세계 탠덤셀 시장이 2033년 324억3570만 달러로 약 70배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 경쟁'에서 '양산 속도 경쟁'으로 전환되는 현시점이 사실상 승부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탠덤셀이 '꿈의 태양전지'로 불리는 핵심은 물리적 한계의 돌파에 있다. 태양광 업계에는 '쇼클리-퀘이서(Shockley-Queisser) 한계'라는 통곡의 벽이 존재한다. 단일 접합 실리콘 태양전지가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 효율은 33.7%이며 실제 상업용 제품은 22~2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왜 탠덤셀이 승부처인가
물리 한계 돌파한 '꿈의 기술'

구조적 제약은 빛의 에너지 특성에서 비롯된다. 태양광은 자외선부터 적외선까지 다양한 에너지의 광자로 구성돼 있지만 단일 실리콘 태양전지는 특정 에너지(밴드갭 약 1.1eV) 이상의 빛만 전기로 변환할 수 있다. 에너지가 높은 빛은 일부가 열로 소실되고 에너지가 낮은 빛은 흡수되지 못한 채 통과하면서 구조적으로 효율 저하가 발생한다.

탠덤셀은 이 구조적 제약을 정면 돌파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차세대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실리콘 위에 적층하는 2단 구조가 핵심으로 페로브스카이트가 단파장 빛을, 실리콘이 장파장 빛을 각각 흡수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다. 이론 효율은 최대 44%에 달하며 실험실 인증 효율은 이미 34.85%(2025년 기준 세계 최고 기록)까지 올라온 상태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두 가지 과제를 넘어야 한다. 수분과 산소에 취약한 페로브스카이트의 내구성 문제와 소면적 실험실 성능을 대면적 양산 모듈로 이전하는 이른바 '스케일업' 문제다. 이 두 장벽을 누가 먼저 허무느냐가 탠덤셀 패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화큐셀·HD현대에너지솔루션
내구성 돌파구 열고 양산 채비
한화큐셀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탠덤셀 전략 인포그래픽 /챗GPT 생성 이미지

현재 글로벌 탠덤셀 시장은 한·중 양강 구도로 좁혀졌다. 국내 기업들은 '속도'와 '품질'을 앞세운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최근 IEC·UL 국제 내구성 표준과 탠덤셀 전력 측정 특별 표준을 업계 최초로 동시 통과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탠덤셀 상용화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던 내구성 검증 장벽을 상당 부분 허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PERC 라인과 호환성이 높은 TOPCon 방식을 채택해 설비 전환 부담을 낮추는 한편, GW급 탠덤셀 양산을 위한 상·하부셀 모듈 공장 설계에 착수해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존 실리콘 생산라인을 탠덤 라인으로 전환하는 데만 1조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차별화된 노선을 택했다. 초기 투자 비용은 높지만 200도 이하 저온 공정이 가능하고 장기 신뢰성과 효율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진 이종접합(HJT) 방식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범용 시장보다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먼저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민간 기업들의 투자 경쟁에 정부도 가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태양광 R&D 예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693억원으로 책정하고 탠덤셀 조기 상용화를 2~3년 내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중 탠덤셀 R&D에만 336억원이 별도 배정됐다.

심진수 산업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차세대 태양광은 탄소중립 실현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 분야"라며 "탠덤셀 조기 상용화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물량과 기록으로 동시 압박
2027년 '산업화 대폭발' 공언

중국의 압박은 기술 기록과 물량 공세 두 방향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롱지에너지(隆基)는 지난해 소면적 탠덤셀 효율 33.9%를 기록하며 쇼클리-퀘이서 한계를 처음 넘어섰으며 이후 2025년 4월에는 34.85%로 세계 신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진코솔라 역시 TOPCon·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셀 효율 33.84%를 발표하며 2~5년 내 주류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양산 측면에서의 속도는 더 가파르다. 중국 경제매체 21경제망에 따르면 협흠광전(協鑫光電)이 올해 하반기 500MW 규모 탠덤셀 양산라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태양광 업계 주요 인물이자 GCL 창업자인 주공산(朱共山)은 "2026년 대규모 제조, 2027년 탠덤 산업화 대폭발"을 공개적으로 공언한 바 있다. 

여기에 CATL, BYD, BOE 등 배터리·디스플레이 기업들까지 페로브스카이트 생산라인 투자에 뛰어들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주목할 대목은 중국 내 이미 상업 판매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마이크로쿼터(Microquanta), 우트모라이트(Utmolight) 등 4개 스타트업이 메가와트 단위의 페로브스카이트(단층 포함) 패널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외 전 세계의 출하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실리콘셀 악몽 재현되나
원가·물량 이어 IP 전쟁도 격화
실리콘셀 시대에 기술 개발은 했지만 원가·물량에 밀렸던 패턴이 이번에는 IP 장벽이라는 또 다른 형태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챗GPT 생성이미지

한국 업계의 내구성·대면적 기술 우위가 실제 상용화 주도권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허 지형이 이미 중국에 크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허 정보 전문기관 페로브스카이트-인포(Perovskite-Info)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관련 특허는 총 4만3835건에 달한다. 이 중 중국이 3만3300건 이상을 보유해 전체의 75.8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1182건으로 2.69%에 그친다. 일본(11.94%), 미국(4.94%)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탠덤셀 세부 특허 분야에서도 상위 출원 기업이 저장 아이코 솔라(12건), 주하이 푸산 아이쉬 솔라(11건), 선전 블랙 크리스탈 옵토일렉트로닉스(11건) 등 중국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 특허 분석 전문기관 팻스냅(PatSnap)은 WIPO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이 수년째 태양광 특허 출원 1위 국가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탠덤 하위 분야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제조 기술에서 앞서더라도 핵심 소재·공정·구조 특허를 중국이 선점할 경우 양산화 이후 로열티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실리콘셀 시대에 기술 개발은 했지만 원가·물량에 밀렸던 패턴이 이번에는 IP 장벽이라는 또 다른 형태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 현재 내구성과 대면적 공정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특허 지형은 이미 기울어진 데다 중국이 막대한 자본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2026~2027년 양산화를 밀어붙일 경우 기술 우위만으로는 승부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을 중국에 내준 경험이 있는 만큼 탠덤셀에서는 상용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결국 승부는 누가 먼저 안정적인 양산 체계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탠덤셀 = 서로 다른 태양전지 소재를 위아래로 쌓아 더 넓은 파장의 빛을 전기로 바꾸는 차세대 태양전지다. 기존 실리콘셀의 효율 한계를 넘을 수 있어 차세대 태양광 시장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페로브스카이트 = 빛을 전기로 바꾸는 성능이 뛰어난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다. 실리콘 위에 적층하면 고효율 탠덤셀 구현이 가능하지만 수분과 산소에 약해 내구성 확보가 상용화의 핵심 과제다.

쇼클리-퀘이서 한계 = 단일 접합 태양전지가 이론적으로 낼 수 있는 최대 효율 한계를 뜻한다. 탠덤셀은 서로 다른 소재가 빛을 나눠 흡수하도록 설계해 이 한계를 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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