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일파만파…정치권·시민사회, 선관위 향해 전방위 공세
노태악·허철훈 동반 사의…외부 진상규명위 구성
민주당 국조 추진·국민의힘 특검 요구 '총공세'
전공노·전총협 규탄 성명…현장 공무원 반발 확산
헌법소원·고발 잇따라…선관위 신뢰도 시험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수장의 사퇴를 시작으로 정치권의 국정조사·특검 요구, 공무원노조와 대학생 단체의 규탄 성명, 헌법소원과 고발전까지 이어지면서 선관위를 향한 책임론이 전방위로 번지는 양상이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5일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선관위는 서울 송파구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던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전국적인 현상이었다고 공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가운데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은 송파구 14곳을 포함해 모두 50개 투표소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2곳은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선관위는 최근 사전투표율 상승 등을 이유로 지방선거 본투표용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선거인 수의 50% 수준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공개한 단체대화방 내용에서는 투표 당일 오후부터 현장 공무원들이 투표용지 부족 우려를 제기했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정치권도 일제히 선관위를 겨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해도 납득도 가지 않는 황당한 일"이라며 선관위 전반에 대한 진상 규명과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필요하다면 국회의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통해서라도 확실한 규명과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며 수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반출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것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면서 "이 모든 사태의 진앙은 중앙선관위의 부실한 투표 관리"라고 주장했다.
김재섭 의원과 송석준 의원 등도 특검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역시 국정조사 수용과 재선거 가능성 검토 필요성을 언급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시민사회와 대학가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전공노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의 참정권이 선관위의 안일한 행정과 예측 실패로 유린당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현장 공무원들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또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향후 선거사무 동원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경고했다.
100여개 대학 총학생회 연대체인 전국총학생회협의회(전총협)도 성명을 통해 "선거를 관리하는 헌법기관이 국민의 한 표를 온전히 보장하지 못한 것은 국민주권에 대한 중대한 책무 방기"라며 선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 주요 대학 학생 자치기구들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법적 대응 역시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헌법재판소에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참정권이 침해됐다며 일반 시민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가 접수됐다.
시민단체들도 노태악 위원장과 선관위 관계자들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잇따라 고발했으며 경찰은 법리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함이 시위대에 의해 2박 3일간 봉쇄됐다가 이날 오전 경찰력 투입 끝에 반출돼 개표가 진행됐다.
선관위원장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시민사회, 법조계 전반으로 책임 추궁이 확대되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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