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가 명약”... 강원·제주, ‘K-로컬 콘텐츠’로 지역경제에 활력 분수령

'문화와 예술, 스포츠, 그리고 친환경 관광 생태계가 고사해 가던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강력한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역 상권과의 긴밀한 연계, 고부가가치 스포츠 마케팅, 그리고 인문학적 자산을 결합한 다각적인 ‘문화 산업 드라이브’가 강원도와 제주도 등 전국 주요 관광지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침체된 폐광 지역의 소비를 촉진하는 대형 프로 스포츠 대회부터, 지역 명품 농산물을 경품으로 내걸어 골목 상권을 살리는 친환경 축제까지, 대한민국 지역 경제가 ‘K-로컬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하이원리조트, 2026 PBA·LPBA 챔피언십 개막... ‘스포츠·ESG’ 융합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선두 주자는 강원랜드가 운영하는 하이원리조트다. 강원랜드는 5일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국민의 행복쉼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2026’ 개막식을 갖고 오는 11일까지 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에는 남성 128명, 여성 152명 등 국내외 정상급 프로당구 선수 총 270명이 출전해 우승컵을 다툰다. 특히 강원랜드가 자체 운영하는 프로당구팀 ‘하이원 위너스’ 소속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강원랜드는 이번 대회 기간에만 선수단 및 관계자 400여 명, 관람객 1200여 명 등 최소 1600명 이상이 정선 등 강원 남부 지역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숙박, 식음, 주변 관광 수요 증가는 석탄산업전환지역(폐광지역)의 골목상권에 즉각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남한규 강원랜드 대표이사직무대행은 “대회를 통해 하이원리조트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극대화해 강원남부 석탄산업전환지역의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 3일부터 LPBA 예선을 거쳤으며 10일 LPBA 결승, 11일 PBA 결승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 “축제 보고, 밥은 동네에서”... 횡성호수길축제, 골목상권 살리는 실속형 상생축제
지역 대표 자연 자원을 활용한 축제 역시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횡성군의 힐링 축제인 ‘제7회 횡성호수길축제’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호수길 5구간 및 망향의동산 일원에서 개최한다.
횡성호수길축제위원회가 주최하는 올해 축제는 개막공연에 나태주, 강예슬, 블랙스완, 김의영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가수들을 대거 초청해 외지 관광객 유치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축제 전용 기념품인 ‘호수길 5요정 마그넷’을 제작하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6번째 나만의 요정 그리기’ 등 가족 단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목할 점은 철저히 ‘지역 내수 활성화’에 방점을 둔 이벤트 설계다. 축제 기간 중 관람객이 갑천면 관내 상가를 이용한 영수증을 제시하거나 SNS에 축제 방문을 인증하면 횡성 명품 쌀인 ‘어사진미’를 무상 증정한다. 축제장을 찾은 발길을 인근 상가 골목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해 낙수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안재규 횡성호수길축제위원장은 “초록이 가장 싱그러운 계절을 맞아 온 가족이 향유할 볼거리와 먹거리를 풍성하게 준비했다”며 “상인과 관광객 모두가 상생하는 축제의 모범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원주, 연극·문학 인문 자산 총동원... ‘문화예술 소비도시’로 체질 개선
원주시는 두터운 인문학 및 기초 예술 자산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먼저 지난 3월 성황리에 끝난 제43회 강원연극제의 열기를 이어받아 청소년들의 창작 열정을 담은 ‘제35회 강원청소년연극제’가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원주 중앙청소년문화의집 2층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사)한국연극협회 강원특별자치도지회와 원주시지부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연극제는 ‘제30회 대한민국청소년연극제’의 도 예선을 겸한다.
경연에는 동해 광희고(광끼), 강릉 강일여고(카르페디엠), 원주 북원여고(아침), 속초고(불멸), 속초여고(누에고치), 원주 치악고(클라이막스), 원주 중앙청소년문화의집(오예) 등 강원 지역을 대표하는 총 7개 청소년 연극 동아리가 격돌한다. 매일 오후 4시에 치러지는 모든 경연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인근 시민들과 외지 연극 팬들의 원주 유입이 예상된다.
박혜순 원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연극에 열정을 가진 청소년들이 예술적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창조력을 키우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도민들의 많은 격려와 격조 높은 관심"을 부탁했다.
여기에 한국 문학의 거장 박경리 작가의 문학 사상을 계승하는 ‘제14회 박경리 전국 시 낭송 대회’도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해 문화 도시 원주의 위상을 강화한다. 원주시가 주최하고 토지시낭송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한 달간 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한다.
참가자는 박경리 작가의 지정 시 1편과 원주문인협회가 지정한 원주 문인의 시 1편을 낭송해 녹음 파일로 제출해야 한다. 예선 녹음 심사를 통과한 본선 진출자들은 오는 8월 15일 오전 10시 박경리문학공원 옛집 뜰에서 대면 경합을 벌인다.
특히 올해는 박경리 작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본선 진출자 전원에게 8월 15일 치악예술관에서 열리는 ‘토지’ 무용극 초청권을 증정하는 등 단순 시 낭송을 넘어 무용, 무대예술이 결합된 연계 패키지형 문화 상품으로 확장시켰다.
■제주, ‘비가 오면 더 설레는 역발상 마케팅’... 기린빌라리조트의 스마트한 장마철 전략
지역 관광 산업의 고질적 난제인 ‘비수기 및 기후 변수’를 역발상으로 극복해 경제적 실리를 도모하는 시도도 포착됐다.
제주 서귀포시 중산간에 위치한 프라이빗 독채형 휴양지 기린빌라리조트는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보름간 장마철 관광 수요를 겨냥한 ‘레이니 힐링 인 기린(Rainy Healing in Kylin)’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행사는 일반적으로 여행객들이 장마철 우천 소식을 기피한다는 편견을 깨고, 비가 올 때 제주의 곶자왈 숲과 중산간 자연이 내뿜는 짙은 싱그러움과 맑은 공기를 오롯이 즐기도록 기획된 ‘감성 관광’ 콘텐츠다.
이 기간 투숙객들에게는 체크인 시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우비 세트, 휴대폰 방수팩, 아로마 팔찌, 파우치형 방수팩, 쿨링 물티슈, 제주 감귤차 등 장마철 여행 및 아웃도어 활동에 필수적인 실용 아이템 6종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날씨 때문에 야외 활동을 포기하는 대신, 프라이빗하고 탁 트인 중산간 독채 객실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안락한 휴식을 경험하는 새로운 여가 모델이다.
신효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