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까지 한 이유 있었다…축구 국가대표도 2주 먼저 준비하는 폭염 적응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고지대와 고온다습한 환경에 대비한 적응 훈련을 마치고 결전지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향한다.
대표팀은 지난달 18일부터 약 보름 동안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캠프를 진행했다. 솔트레이크시티는 해발 약 1460m에 위치해 조별리그 1·2차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해발 1571m)와 환경이 비슷하다.
고지대에서는 공기 밀도가 낮아 체내 산소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 갑작스럽게 높은 곳으로 이동하면 두통, 어지럼증, 구토 등의 고산병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운동 능력도 저하될 수 있다. 이에 대표팀은 선수들의 산소포화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훈련 강도를 조절하며 적응 상태를 관리했다.
대표팀이 실시한 또 하나의 특별 프로그램은 '열 적응(Heat Acclimation)' 훈련이다. 선수들은 훈련 후 이동식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사우나 시설을 이용하며 의도적으로 높은 온도의 환경에 몸을 노출시켰다.

이는 월드컵 조별리그가 열리는 과달라하라의 기후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과달라하라는 낮 최고기온이 31~32도에 이르고 습도도 60~66%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대표팀이 준비한 것은 사실상 '폭염 적응 훈련'에 가깝다. 사람의 몸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바로 적응하지 못한다. 체온 조절과 땀 분비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까지는 보통 1~2주 정도가 필요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월드컵을 앞두고 미리 더위에 몸을 노출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위에 적응하면 땀이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분비되고 체온 상승 폭도 줄어든다.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심박수와 체력 소모가 감소해 경기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열 적응 과정에서는 '열 쇼크 단백질(Heat Shock Proteins)' 생성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 쇼크 단백질은 세포가 고온, 감염, 산화 스트레스 같은 환경 변화에 노출됐을 때 생성되는 방어 체계의 하나다. 손상된 단백질의 복구를 돕고 세포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이를 위해 무리하게 사우나를 하거나 뜨거운 환경에 오래 머무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초여름부터 걷기나 가벼운 운동 시간을 조금씩 늘리고, 더운 환경에 노출되는 시간을 서서히 늘려가는 것이 안전한 열 적응 방법에 가깝다. 고령자나 심혈관질환자는 탈수와 열사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대회에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대표팀 주치의를 맡았던 송준섭 박사(강남제이에스병원장)가 수석주치의로 참여해 선수들의 신체 건강 관리를 총괄한다.
선수들의 정신 건강 관리도 병행된다. 스포츠 정신건강의학 전문가인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멘털코치로 동행해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한 교수는 선수들의 불안과 스트레스, 장기 대회에서 누적될 수 있는 심리적 피로를 관리하며 대표팀의 컨디션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사전 캠프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실전을 앞두고 최종 점검에 나선다. 한국은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는 11일(현지시간)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고지대와 더위에 적응하는 훈련을 한다.
올여름도 강한 폭염이 예고된 만큼 일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리한 운동보다 몸이 계절을 따라갈 시간을 주는 일이다.
최지연 기자 (medlim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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