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받아들이면 삶이 불행”하다는 인권위 차별금지법 연구 책임자 [플랫]

플랫팀 기자 2026. 6. 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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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법 제정 반대’ 편향된 행적에 ‘성소수자 혐오’ 안창호 지지도
인권위 내부선 “선택적 연구결과 우려…계약 때 검증 제대로 했나”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차별금지법 관련 연구용역을 수주한 기관의 연구 책임자가 평소 공공연하게 ‘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책임자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된 안창호 인권위원장에 대해 공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인권위 내부에선 이번 연구용역이 성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권위는 지난달 27일 ‘해외 차별금지법제의 시행 사례 및 영향 실태조사’ 연구용역 기관으로 ‘A로펌’을 선정해 계약했다. A로펌은 입찰 종합 점수에서 91.5점을 얻어 숙명여대 산학협력단(90.2점)에 약 1.3점 앞선 차이로 용역을 수주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한수빈기자

인권위는 용역을 발주하면서 “해외 주요국의 차별금지법 제정 과정과 구성 내용, 시행 후 법적·정책적·사회적 변화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국내 차별금지법 입법 방향(원칙) 및 주요 과제 등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목적을 밝혔다. 용역 발주 담당 부서는 ‘혐오표현대응과’다.

발주 취지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국내 첨예한 찬반 여론 등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연구 책임자로 선임된 B변호사가 평소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공공연하게 반대해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B변호사는 2024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동성애와 성전환을 받아들인 아이들의 삶이 불행해진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가장 먼저 시행된 국가의 통계와 연구 결과를 보면, 성소수자의 높은 사망률이나 자살 충동은 50년 동안 유의미하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살 충동의 결정적 요인은 사회적 차별보다 동성애, 성전환 자체의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B변호사는 각종 유튜브 방송에도 출연해 “미디어를 보면 동성애나 성전환의 실체를 말하지 않아 아이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갖지 못하게 된다”고도 했다. 이어 “한국이 기독교 국가 중에서는 젠더 이데올로기나 차별금지법에 넘어가지 않은 최후의 보루” “인권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동성애와 성전환 등 젠더(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는 현상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극단적으로 강화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책을 집필해 발간하기도 했다.

[플랫]‘동성애 반대 행사’와 ‘퀴어축제’ 동시 참석하겠다는 인권위원장

B변호사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된 안창호 인권위원장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2024년 9월 안 위원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일 국회 앞에서 열린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안 위원장 지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동성애와 동성혼을 국가기관이 나서 지지하는 부당한 활동을 종결시키고, 전체주의 사회로 이행시키려는 차별금지법을 저지시킬 수 있는 확실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B변호사는 2024년 서울퀴어문화축제 당시 맞불 집회 격으로 열린 반동성애 행사에 참여해 발언하기도 했다.

인권위 내부에서는 B변호사가 주도하는 연구용역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를 놓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인권위 직원은 “B변호사의 발언들을 보면 선택적 연구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용역 결과가 ‘인권위도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식으로 활용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A로펌이 연구용역을 수주한 과정을 놓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 위원장은 평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해왔다. 이달 13일 예정된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 때 반동성애 맞불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권위의 또 다른 직원은 “B변호사는 검색만 해도 어떤 인물인지 나오는데 왜 (계약 과정에서) 검증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인권위가 용역을 발주하면서 제시한 ‘연구용역계약 특수조건’ 문건에는 ‘이 계약 체결 이전 또는 계약 이행과정에서 인권 관련 사안에 대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사업 목적에 현저하게 부합하지 않는 경우 위원회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인권위 측은 해당 연구 용역 계약에 대해 “국가계약법 및 하위 법령 등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B변호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전 영역에서 평등하고 전 국민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심도 있고 객관적인 실태 조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채연 기자 applaud@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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