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격차 OECD 2배 넘어"…여성노동계, 정부 1년 맞아 성평등 정책 촉구
성평등공시제·AI 전환기 안전망·여성고용정책과 요구

[파이낸셜뉴스]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여성노동계가 성평등 노동정책 강화를 촉구했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성평등공시제 도입과 함께 공공돌봄 확대, 인공지능(AI) 전환기 여성노동자 보호 대책 마련, 여성고용정책과 복원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국노총·민주노총·전국여성노조·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여성노동연대회의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노동존중에 성평등은 없었다'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정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성평등을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핵심 가치로 내세웠지만, 집권 이후 구체적인 정책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 1년간 여성노동의 저평가와 성별직종분리, 일터의 성희롱과 괴롭힘, AI·산업 전환 과정에서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교정하기 위한 실질적인 성평등 노동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선언과 약속은 분명했지만, 여성노동의 현실을 바꾸는 구체적인 정책·예산·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두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는 성평등공시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29.3%로 OECD 38개 회원국 평균인 11.3%와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라며 "임금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격차는 드러나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격차는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성평등공시제는 오랫동안 구조화돼 온 고용상 불평등을 가시화하고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출발점"이라며 "공시 항목을 고용형태, 직종, 직급, 직무, 근속연수별로 세분화하고 공시 의무 대상도 대기업에 한정하지 않고 중소기업까지 넓혀야 한다. 공시 과정에서 노동자 대표의 참여도 보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노헬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은 고용노동부 내 여성고용정책과 복원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노 사무처장은 "여성고용정책과는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성차별 대응, 경력단절 예방, 일·생활 균형 정책 등 성평등 노동정책을 전담하는 핵심 조직이었다"며 "여성고용정책과가 사라진다는 것은 국가가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를 독립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 사무처장은 민간고용평등상담실의 원상 회복도 촉구했다. 그는 "직장 내 성차별과 성희롱, 임신·출산·육아 차별을 겪는 노동자들에게 민간고용평등상담실은 가장 가까운 권리구제 창구"라며 "노동조합이 없거나 법률 지원을 받기 어려운 여성노동자들에게 상담실은 사실상 마지막 안전망이지만, 폐지 후 복원되는 과정에서 예산 축소로 상담실을 유지하고 상담을 이어가는 데 심각한 어려움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돌봄노동과 AI 전환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돌봄은 지속 가능한 사회의 근간"이라며 "조속한 사회서비스원 설치 예산 대폭 확충과 중단 없는 공공돌봄을 요구한다. 돌봄 수행에 대한 가치 역시 제대로 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기이슬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는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내세우며 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면에는 여성, 비정규직과 같은 저임금 직군의 빠른 일자리 대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노동기구가 AI 전환기에 여성노동자가 더 타격받을 수 있음을 밝혔지만, 정부 AI 기본계획에서 구체적인 여성노동자 보호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젠더 관점의 AI 노동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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