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반도체 초과 이익, 협력업체 납품 가격 조정해 나눠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의 전례없는 이익이 불평등 격차를 확대할 위험이 있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한 초과이익 재분배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사회적 재분배의 구체적 방법으로 ‘협력업체 납품단가 조정’ 등을 처음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김 장관의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보면,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눈부신 성과는 노사 양쪽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사회적 대화를 통해 새로운 분배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에는 1700여개의 협력업체가 있고, 물과 전력 공급 등 지역 사회의 기반시설(인프라)도 기업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7일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정책’을 언급하며 재분배 의제를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초과이익 재분배’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국가의 위험한 개입” 또는 ‘공산주의’ 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내가 말하는 분배는 협력 업체와 이익을 나누는 것”이라며 “이는 분명한 재투자”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하청업체와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재투자이며, 경쟁력을 향상하며 한국이 저성장 문제를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인터뷰에서 협력업체와의 이익 재분배의 방법 가운데 하나로 ‘협력업체의 납품가격 조정’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급망 맨 윗단에게 소재와 부품 등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의 납품 단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공급망 아래에 돌아가는 몫을 늘리자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대기업 노동자들은 인공지능 특수로 막대한 성과급을 받게 되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협력업체 납품단가 조정을 통해서 발생한) 수익을 소규모 공급업체의 인재 육성에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성과급 격차’에 따른 구직자 양극화도 우려했다. 한국의 구직자들이 임금과 복지 등에서 유리한 대기업만을 선호함에 따라 격차가 커지는 등 불평등이 심화하면 한국 경제 성장도 제약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장관은 반도체 기업 초과이익 재분배가 인공지능 시대 노동자 간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남은 과제로 ‘반도체 사업부 내 메모리와 비메모리 간 성과급 격차 등 내부 불만’을 언급하며 “단기적인 성과 보상은 있어야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 인재에 투자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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