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스피' 지르고도 20일째 순매도 외국인…'비관론' 아닌 '리밸런싱'

조승열 기자 2026. 6. 5. 15:1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등에 글로벌 펀드사 비중 초과 조정
규정·내부 한도 따른 기계적 매도 증가…장기 전망과 별개
[출처=연합뉴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를 글로벌 펀드의 리밸런싱 영향이란 해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후에도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4일까지 19거래일 연속 66조905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은 반도체주 급등에 따른 비중 조정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글로벌 펀드 내 편입 비중이 운용 한도에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한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전망과 무관하게 규정 준수를 위한 기계적 매도 물량이 출회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투자 플랫폼 머니콘트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일부 펀드들에게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며 "펀드 내 지분 비중이 지나치게 확대돼 매도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JP모건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한 글로벌 펀드들이 특정 종목의 최대 편입 비중을 제한하는 운용 지침에 걸려 추가 매수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펀드, 규정상 비중 축소 불가피
뉴욕시에 위치한 JP모건 체이스 본사 건물의 외관. [출처=연합뉴스]

실제로 글로벌 펀드는 각국의 규제와 내부 리스크 관리 기준에 따라 다양한 투자 제약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의 UCITS(유럽개인투자자집합투자기구) 규정은 단일 펀드 내 특정 종목 투자 비중을 원칙적으로 1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펀드가 삼성전자를 자산의 5% 비중으로 편입한 상태에서 주가 급등으로 해당 종목의 펀드 내 비중이 20% 수준까지 확대될 경우 운용사는 규정 준수를 위해 일부 지분을 매도하거나 다른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한다.

미국 역시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1940년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에 따르면 분산형 펀드는 자산의 75%에 대해 단일 종목 투자 비중을 5%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해당 기업의 의결권 주식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여기에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특정 국가나 종목에 대한 과도한 쏠림을 막기 위해 별도의 내부 투자 한도와 리스크 관리 기준을 두고 있어 주가 급등으로 특정 종목 비중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리밸런싱에 나서기도 한다.

◆반도체 비중 과도하게 확대…글로벌 운용사들 잇단 조정
삼성전자·하이닉스 [출처=연합]

글로벌 자본시장 전문 매체 비즈니스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의 GAM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주피터 에셋 매니지먼트는 규정 준수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편입 비중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에 집중 투자하는 약 20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운용사들이 반도체 기업 비중 확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분산투자 규정에 따라 약 690억달러 규모의 매도 물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플로리안 네토 아문디 아시아 투자 책임은 최근 한국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 매도에 대해 "시가총액이 너무 빠르게 증가해서 투자자들이 분산 투자를 위해 매도해야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 속에서 지난 1년간 SK하이닉스 주가는 1000% 이상, 삼성전자 주가는 400% 이상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코스피에 대한 비관론보다는 글로벌 펀드들의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며 "운용사들은 규제와 내부 리스크 관리 기준에 따라 급등한 반도체 종목에 대한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