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에 조정식 선출… “속도감 있는 입법” 약속

김경필 기자 2026. 6. 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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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장에 민주 남인순, 국힘 박덕흠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이 5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부의장으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선출됐음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6선의 더불어민주당 조정식(63) 의원이 5일 선출됐다. 국회부의장에는 4선의 민주당 남인순(68), 국민의힘 박덕흠(73)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조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로 선출됐다. 조 의장은 재석 의원 276명의 투표에서 267표를 받았다.

남 부의장은 265명 투표에서 251표, 박 부의장은 246명 투표에서 214표를 받았다.

조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2024년 12·3 비상 계엄 당시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한 일을 언급하면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서 국회의 사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했다.

조 의장은 이어 “속도감 있는 입법으로 국민께 정치 효능감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 의장은 “본회의 개최를 정례화하고,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한 법률은 회기 내에 본회의 처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했다.

조 의장은 “내년이면 1987년 헌법 체제가 40주년이 된다”며 개헌 필요성도 강조했다. 조 부의장은 개헌안에 부마 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명기, 비상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권력 구조 개편, 감사원 국회 이관, 지방 분권 원칙 명시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법상 의장과 부의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하지만,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지난달 13일 경선을 통해 조 의장을 후보로 확정해, 당선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었다.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5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축하 받으며 의장석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현역 최다선 의원인 조 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낸 친명 핵심 인사다. 2024년 총선에서는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을 주도하는 등 공천에 깊이 개입했고, 이로 인해 의장 후보 경선에서도 초선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도 지난해 말 조 의장을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소셜미디어에서 조 의장을 거론하면서 조 의장의 경선 승리를 측면 지원했다. 조 의장은 경선에서 “후반기 국회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떠받드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었다.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 당선 인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친애하는 선배·동료 여러분, 대한민국 제22대 국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조정식 의원입니다.

먼저 당선 인사 전에 서울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와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폭파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여덟 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족한 저에게 국회의장이라는 막중한 소명을 맡겨 주신 동료 의원님들과,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전반기 국회는 내란의 위기를 극복한 헌법 수호 국회였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문이 이곳 국회에서 살아 숨쉬던 순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헌정이 송두리째 무너질 뻔한 그날 밤, 우원식 의장님과 의원님들은 두려움을 뚫고 국회 담장을 넘었고 계엄 해제 결의안을 끌어냈습니다. 그날 밤 국민과 국회가 함께 지켜낸 것은 대한민국 헌정만이 아니었습니다. 3·1운동, 4·19혁명, 부마항쟁, 그리고 5·18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역사를 지켰고, 호국 영령과 민주 열사들이 남기고 간 사명을 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우원식 전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님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후반기 국회 역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서 국회의 사명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국민께서 지켜주신 민주주의 덕분에 대한민국은 비정상에서 정상화의 길로 빠르게 들어섰으며, 전 세계에 K-민주주의의 위엄을 떨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1년 사이 세계 13위에서 6위로 도약했고,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로 진입하고, 한류의 매력이 전 세계를 휘감고 있습니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거대한 전환과 복합 위기의 한복판에서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도전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첫째, AI·로봇 혁명으로 산업과 로봇의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안정적이던 일자리가 오늘 흔들리고, 내일이면 사라질 수 있는 시대를 언제 맞을지 모릅니다.

둘째,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닙니다. 폭염과 한파, 가뭄과 홍수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위기 대응 체제의 고도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셋째, 국제 질서가 자국 우선주의와 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렵게 되살린 경제 성장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소득 분배율 악화로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한 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국회는 헌법 정신 수호의 최후 보루이자, 행정부·사법부와 함께 국정 운영의 일주체입니다. 대전환의 시대, 다중 복합 위기 속에서 국민이 위임해 주신 권한으로 국민의 안정과 행복을 보장할 의무와 책무가 있습니다. 국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대의 기관, 민의의 전당으로서 국회의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네 가지 비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민생 효능 국회입니다. 속도감 있는 민생 입법 통과로 국민께 정치의 효능감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본회의 개최를 정례화하여 의회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습니다.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한 법률은 해당 회기 내에 본회의 처리를 원칙으로 하여 완결성을 갖추겠습니다. 단 하나의 민생 법안도 국회에서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국민 주권 국회입니다. 국회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민의 참여를 대폭 확대해, 국민주권주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입법 박람회와 사회적 대화를 정례화하고 청원 심사를 실질화하겠습니다. 12월 3일을 ‘국민 주권의 날’로 제정하여 국민 승리의 역사를 기념하겠습니다.

넷째, 미래 도약 국회입니다. 국회가 대한민국의 미래 어젠다를 제시하는 데 한발 앞서겠습니다. 미래 도약을 위한 국회의 기능과 역량을 뒷받침하고, 의장 직속 자문 기구를 출범시켜 이를 뒷받침하겠습니다. AI·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산업 입법을 적시에 추진하고, 기술 발전의 혜택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기본 사회의 길을 열겠습니다. 국회의 AI 전환을 추진해, 입법 생산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국민의 입법 참여의 폭을 넓히겠습니다.

넷째, 국익 외교 국회입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의회와 의원님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의회 외교가 정부 정상 외교, 공공 외교와 함께 국가 외교 전략의 3대 축으로 국익을 지킬 수 있도록 의회 외교를 체계화하고 강화하겠습니다. 아울러 K-민주주의 확산을 위한 국제 홍보 및 교육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이제 내년이면 1987년 헌법 체제가 40주년이 됩니다. 이제는 국회가 오랫동안 미뤄 두었던 숙제를 마칠 때입니다. 현 헌법 체제로는 변화된 시대에 걸맞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국민 주권을 실현하고 효능감 있는 책임 정치를 만들 수 있는 개헌이 필요합니다. 부마 항쟁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명기하고, 비상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권력 구조 개편으로 책임 정치를 강화하고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하여 3권 분립 정신을 실현해야 합니다. 지방 분권 원칙을 명시하여 풀뿌리 민주주의를 신장해야 합니다.

내년은 전국 동시 선거가 없는 해로, 헌법 개정 논의를 제대로 해볼 수 있는 절호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열망과 나라의 미래를 담은 개헌을 꼭 이뤄서 시대적 책무를 완수합시다. 이번 22대 후반기 국회가 대한민국 의정사에 남을 개헌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제 정당 대표님들과 의원 여러분께서 꼭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서며 헌법의 기본 정신을 다시 새깁니다. 국회의원은 주권자 국민의 대리인이고, 국회의장은 가장 앞장서 국민 주권을 지키는 일꾼입니다.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의 명령만을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국민 앞에 성과로 증명하겠습니다. 말이 아닌 결과로, 정쟁이 아닌 민생 국회의 효능감으로 국민께서 체감하는 22대 국회의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의 정치 인생 내내 가슴에 새긴 한마디가 있습니다. 진인사대천명입니다. 그 마음가짐으로 저의 모든 것을 바쳐, 국민 통합과 효능감 있는 국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의원님 여러분, 함께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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