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가 2년 새 50% 급등…구축 집값도 밀어 올린다
원자재·사업조달 비용 급등
공사비 뛰면서 분양가도 치솟아

환율·금리·물가가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민간 아파트 분양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기존 아파트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766만 원으로 전월(1,660만 원)보다 6% 상승했다. 1년 전(1,376만 원)과 비교하면 28%, 2년 전(1,170만 원)보다는 무려 50%나 급등한 수준이다.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도 1년 사이 575만 원에서 622만 원으로 8% 올랐다.
다만 수요자가 체감하는 가격 상승세는 통계보다 더 가파르다. HUG 통계는 공표 시점을 기준으로 직전 12개월간 분양가를 평균해 산출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핵심 입지에서는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20억 원을 훌쩍 넘고 있다. 대우건설이 이달 말 동작구 흑석동에 공급하는 ‘써밋 더 힐’의 전용 84㎡ 분양가는 29억5,890만 원부터 책정됐다.
분양가가 치솟는 가장 큰 이유는 가파르게 오른 공사비 때문이다. 환율·금리·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뛴 데다 고금리로 사업비 조달 비용까지 늘어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건설산업 수입 의존도는 다른 산업보다 낮지만 다른 산업 비용 상승으로 인한 2차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철근, 합판, 석재 등 주요 건설 자재 상승이 공사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에선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도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축 아파트가 비싼 가격에 분양되면 인근 아파트 집주인들이 시세를 ‘키 맞추기 하듯’ 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뛴 것도 자금이 부족한 수요자들이 구축 매매로 돌아선 영향이 적잖게 작용했다. 이처럼 구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익성이 개선돼 향후 분양가를 더욱 밀어올릴 여지도 커진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달비용을 감안하면 상식적으로 새 아파트 가격이 기존 아파트보다 비싸게 팔릴 수밖에 없다”며 “서울에서는 분양가가 구축 매매가를 끌어올리고 분양가가 다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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