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40% 감축’ 과제 안은 민선 9기…후보들 기후공약 성적표는
기후 공약 많았지만 경제·개발이 이슈 주도

6·3 지방선거에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내세운 후보들의 성적표가 엇갈렸다. 기후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적지 않았지만, 선거에서는 경제와 지역 개발 이슈가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남 구례에서는 ‘탄소크레딧 기금’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장길선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장 당선인은 지리산권 숲이 흡수하는 탄소의 가치를 탄소크레딧(탄소배출권) 기금으로 조성하고, 이를 주민 소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경북 안동에서는 기후위기와 지역 사과 농가 피해를 연결한 허승규 녹색당 후보가 보수 텃밭에서 이례적으로 승리했다. 허 당선인은 녹색당이 배출한 첫 당선인이다.
반면, 재생에너지 개발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기 위한 녹색에너지공사 설립을 약속한 강은미 정의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와, 고령 농민에게 냉감조끼 보급을 공약한 김홍규 국민의힘 강릉시장 후보는 낙선했다. 이들 지역에는 각각 2045 탄소중립 추진과 기후위기 대응체계 구축을 공약으로 내건 민형배 민주당 후보와 기후위기와 강릉의 농업을 연결한 김중남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탄소중립 로드맵과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들의 성적도 엇갈렸다.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624명 가운데 관련 공약을 내건 후보는 21명이었는데, 이 중 9명만 당선됐다. 광역단체장에서는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 우상호 강원도지사 당선인,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상 민주)이 관련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서울 관악·노원구청장, 경기 안양시장, 대구 서구청장, 대전 유성구청장(이상 민주당), 충남 태안군수(국민의힘) 출마자 등이 당선됐다. 반면, 용인, 과천, 홍성, 논산 등에서는 유사한 공약을 내세우고도 낙선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공약 자체는 지방선거에 널리 등장했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유치, 지역 개발, 재난 보상 등 경제·개발 중심 의제의 하위 수준에서 다뤄졌다고 분석한다. 박은정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기후 공약이 보편화 됐지만,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유치, 지역 개발 등과 결합하거나 기후 재난과 관련한 보상 공약이 많았다”며 “기후 공약이 당락을 좌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선 9기의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2030년 6월 30일까지다. 2030년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시한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2월 녹색전환연구소가 전국 226개 기초단체의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분석한 결과, 지자체의 2030년 평균 감축 목표는 총배출량 기준 25.3%로, 국가 목표인 40%에 크게 못 미쳤다. 녹색전환연구소는 “민선 9기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엔디씨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당선인들은 기후대응을 임기 의제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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